14일 오장섭(吳長燮·충남 예산) 이양희(李良熙·대전 동) 이재선(李在善·대전 서 을) 의원의 탈당으로 자민련이 창당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정치권에서는 자민련이 사실상 붕괴 단계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무성하다. 이들의 탈당이 나머지 지역구 의원들의 결단을 자극, '탈당 도미노'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이날 세 의원의 탈당으로 자민련에는 10명의 의원만이 남았고 김종필(金鍾泌) 총재를 포함한 전국구 의원 5명을 뺀 지역구 의원은 5명뿐이다. 이들 가운데 J,S 의원은 이미 지역구에서도 탈당을 건의한 상태여서 시기만이 문제일 뿐 탈당 결심을 굳힌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탈당을 결행할 경우 "끝까지 JP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해 온 또 다른 J 의원 등도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 최악의 경우 JP로부터 지역구를 물려 받은 김학원(金學元) 총무와 전국구 의원 5명만이 남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로써 '한나라당 지지 선언'이나 '2선 후퇴' 요구 등을 외면하고 활로를 모색해 온 JP는 완전히 벼랑 끝에 몰렸다. 아성인 충청권, 그것도 심장부인 대전이 허물어졌고 시간도 더 이상 JP 편이 아니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JP의 장악력은 약화할 수밖에 없고, 반대로 한나라당의 흡인력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자민련의 정치적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한나라당과의 제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JP의 남은 선택은 거의 외길로 굳어져 가고 있다. 일단 민주당 탈당파 등과 함께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해 중부권 신당을 겨냥하거나,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의 후보단일화 협상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다.
JP는 교섭단체 구성이 이뤄지면 이를 중부권 신당으로 발전시켜 2004년 총선에서 재기를 시도한다는 구상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탈당파와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조차 만만한 일이 아니다. 어쩌면 자민련은 '식물 정당'으로 남느냐, 공중분해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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