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이 연봉제 미 실시기업보다 임금이 높고, 그 격차가 매년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올해 임금인상율은 평균 7.6%로 작년보다 높았다.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13개 시도 경영자협회가 공동으로 전국 100인 이상 사업장 1,32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2년 임금조정 실태 조사'에 따르면 연봉제 실시 기업의 평균 부장 연봉은 비 연봉제 업체 부장보다 12.8%인 547만원이 더 많았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임금격차는 8.7%였다.
이밖에 연봉제 업체와 비 연봉제 업체의 임금격차는 차장이 399만원, 과장이 247만원, 대리가 110만원 등이었다. 또 연봉제 업체의 대졸 남자사원은 비 연봉제 업체의 대졸 사원에 비해 195만원, 대졸 여사원은 239만원을 더 받고 있었다.
특징적인 것은 연봉제 업체와 비 연봉제 업체간 임금격차가 직급이 높을수록 심하다는 것이다. 직급별 임금격차 비율을 보면 부장급 12.8%, 차장 10.9%, 과장 7.9%, 대리 4.1% 등이었다. 이는 간부로 올라갈수록 능력급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반적으로 연봉제 실시 기업의 급여가 높은 것은 이들 업체들이 노조의 반발을 억제하면서 높은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기존 연공서열제 임금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을 책정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 같은 임금격차는 연봉제 도입 뿐만 아니라 기업 규모면에서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의 규모를 살펴보면 종업원 1,000명 이상의 대기업은 60.9%가 시행중이고, 100명 이상 300명 미만의 기업은 35.1%만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의 급여수준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연봉제 실시 기업과 비 연봉제 업체간 임금격차가 순전히 연봉제 실시 여부에 따른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경총 관계자는 "기업 규모에 따른 영향도 배제할 수 없지만 같은 규모의 기업을 수평 비교했을 때에도 연봉제 실시 기업의 급여가 비 연봉제 업체 보다 많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연봉제 적용대상을 보면, 과·부장급 이상 직급에 적용하는 경우가 33.5%로 가장 많았고, 사무직 전체(24.9%), 전 사원 적용(20.8%) 등의 순서였다.
한편 올해 1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인상률(통상임금 기준)은 평균 7.6%로 작년(6.1%)에 비해 1.5% 포인트 높아졌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 및 보험업이 9.1%로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고, 건설업(8.8%), 제조업(7.4%), 운수·창고 및 통신업(6.5%), 도·소매업(5.9%) 등의 순이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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