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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탈북자 모셔오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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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탈북자 모셔오기" 경쟁

입력
2002.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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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인력난을 겪고있는 중소기업들이 탈북자 '모셔오기'에 팔소매를 걷어 부치고 있다. 탈북자를 채용하면 정부로부터 인건비 지원 및 판로 알선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중소기업으로서는 인력난도 줄이고 정부 지원도 받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13일 통일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탈북자를 고용하는 업체에게는 2년간 인건비의 50% 한도 내에서 탈북자 1인당 최대 월 70만원을 지원하고, 해당 업종별 조합도 일정 기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정부기관이 물자를 조달할 때 탈북자 고용업체에게 우선권을 주도록 정부간 협력체제가 이뤄져 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일할 사람을 구한 것만으로도 더 바랄 나위가 없는 마당에 두둑한 덤까지 챙기게 되는 것이다.

22일 서울 구기동 이북5도민회관에서 '북한 이탈주민을 위한 채용박람회'를 개최하는 취업정보업체 리크루트에는 최근 중소기업들로부터 탈북자 채용에 관한 문의전화가 하루에 30∼40통씩 쇄도하고 있다.

리크루트는 당초 중소기업 30개사를 이번 박람회에 참가시켜 탈북자 100명에게 일자리를 찾아줄 계획이었는데, 벌써 200여개 업체가 참가 신청을 했다. 리크루트 이정주 사장은 "중소기업의 탈북자 채용박람회 참가 경쟁률이 15대1을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교사 출신의 40대 탈북자 1명을 고용한 인쇄업체 프린트 플러스 백인수 사장은 "온갖 역경을 경험한 탈북자가 여기서 낙오하면 끝이라는 생각에 대단한 의욕을 보인다"며 "동남아시아인이나 중국동포보다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부지런하기 때문에 이들을 더 많이 데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통일부와 서울 인쇄정보산업 협동조합으로부터 탈북자 고용에 대한 대가로 월 100만원을 받고 있다.

30대 여성 탈북자를 8개월째 고용하고 있는 무역업체 B사의 조모 사장은 "남한 사람들과 정서가 달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이 단점이지만 직원들에게서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쇄조합의 총무로 탈북자의 중소기업 취업을 알선하고 있는 대원잉크화학 김성미 사장도 "기술수준을 본궤도에 올리는 데 필요한 1년 정도의 기간만 잘 견디면 탈북자들을 고급 인력으로 양성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은 단비와도 같은 인력을 적은 비용으로 고용할 수 있고, 탈북자는 알짜 일자리를 얻는 윈-윈(win-win)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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