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년들이 타살당한 분명한 증거를 보면서, 국민에게 국가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에 맞닥뜨리지 않을 수 없다. 검찰에 붙잡힌 피의자가 조사 받다 폭행을 당해 죽지 않나, 물고문까지 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관은 강도 검거를 돕던 의협심 많은 시민을 공포 한방 없이 쏘아 치명상을 입히고도 수갑을 채워 연행하려다 죽게 했다. 고문으로 허위자백을 했다는 피의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속초에서는 사기혐의로 체포된 사람이 검찰청사에서 조사 받다 음독 자살한 사건이 일어났다.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이래서야 겁이 나서 어떻게 살겠는가. 개구리 소년들의 유골과 유품 등을 정밀 감식해 보니 타살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경북대 법의학 팀의 감식결과는 또 한번 국민을 실망시켰다. 처음 유해가 발견되었을 때 경찰은 소년들이 길을 잃고 산길을 헤매다 지쳐 체온을 잃어 숨이 졌을 것이라고 했다. 한 소년의 옷소매가 매듭이 지어져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태권도를 배운 소년들이 도복띠를 맨 형태와 비슷하다"는 말로 타살 의혹을 불식시키려 했다. 유가족의 고통이야 알 바 없고, 어떻게 하든 골치 아픈 일만 피하고 넘어가자는 무책임함이 역력히 드러나는 대응이었다.
이 사건이 났을 때 소년들의 행적을 찾기 위해 엄청난 수사력을 투입했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는 경찰의 말을 국민은 믿고 싶었다. 그런데 집과 그렇게 가까운 사건현장 수색을 얼마나 허술하게 했기에, 그렇게도 허술하게 매장되었던 시신을 찾지 못했단 말인가. 그런데도 우연히 유골이 발견되자 경찰은 소년들이 살해당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토록 추락한 경찰의 신뢰와 위신을 되찾는 길은 반드시 범인을 잡아 유가족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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