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요즘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주가가 꿈쩍도 하지 않거나 오르기는 커녕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호재가 아닌가요.
답>기업의 자사주 취득은 시장의 유통 주식수를 줄이는 만큼 주가 방어에 도움이 됩니다. 사실 기업이 발행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것은 자본이 줄어드는 '자본의 공동화' 현상을 초래하므로 상법에 의해 엄격히 규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권거래법에서는 경영권 방어와 주가 안정을 위해 상장·등록기업의 자사주 취득을 폭 넓게 허용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자사주를 사들인다고 해서 무조건 유통 물량이 줄어들거나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이 남는 이익으로 주식을 사들여 이를 소각한다면 그만큼 주식수가 줄어들어 주식 가치를 높이지만, 단순히 일시적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익배당 한도를 초과해 자사주를 사들였다면 반드시 3년 안에 이를 되팔아야 합니다.
이 경우 다시 증시 물량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요. 기업들이 합병이나 영업양수도, 주식매수 청구권행사 등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경우도 많은 만큼, 이들 주식이 시장에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는지 소각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자사주 매입 가격도 중요합니다. 자사주를 취득할 때는 오전 동시호가 때 전일 종가나 이보다 5% 높은 가격 이내로 매수주문을 내야하고 매수 주문량도 제한돼 있습니다. 이 같은 주문 내용은 매수 주문 전날 장이 끝난 후 공시하게 돼있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선 이를 잘 체크해야 합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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