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법의학팀의 '개구리소년 타살 결론'은 국내 법의학이 이룬 전례 드문 쾌거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경북대 법의학팀은 12일 개구리소년들의 유골 감정결과를 발표하면서 두개골에 나타난 비교적 큰 파손 흔적뿐 아니라 1.4∼2㎜ 크기의 미세한 외상흔적을 근거로 타살 결론을 내렸다. 특히 이번 감정은 사망한 지 11년이 지난데다 경찰이 현장을 훼손하면서 원시적인 방식으로 발굴한 4구의 유골·유류품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찬사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과학수사교육기관조차 없는 상태에서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법의학자와 법의인류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공조해 이룬 것이어서 법의학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돼지머리 실험'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타살물증을 확보하는 데 성공, 화제까지 낳고 있다.
법의학팀은 유골발견 직후 사인규명 작업을 벌이던중 우철원군 등 3명의 두개골에서 수십개 상처를 발견, 타살 심증을 굳히게 된다. 그러나 상처형태가 평소 접하지 못했던 것이어서 범행도구 추정에 급제동이 걸렸다.
10월 중순으로 접어들던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돼지머리. 인체의 장기이식 등에도 가장 적합한 동물로 꼽히는 돼지의 머리가 10살 전후 어린이 두개골과 강도 등이 비슷하다는 데 법의학팀은 착안했다. 시장에서 사온 수십개의 돼지머리가 칼과 낫, 몽둥이 세례를 받았다.
또 총상 여부를 가리기 위해 공기총과 산탄총으로 쏜 후 두개골 상처흔적을 개구리소년 두개골과 정밀 대조했다.
법의학팀은 이를 통해 드라이버 같은 날카로운 흉기와 둔기에 의해 소년들이 타살됐다는 증거를 확보, 국내외 학계의 조언을 거쳐 12일 감식결과를 발표하게 됐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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