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가 창간 다음 해인 1955년 통일의 염원을 안고 시작한 제48회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가 17일부터 대장정에 들어간다.한국일보사 일간스포츠 서울경제 hankooki.com과 대한육상경기연맹이 공동주최하는 대역전경주대회는 이날 오전 10시 부산시청을 출발, 밀양―대구―김천―대전―천안-서울을 거쳐 24일 임진각에서 골인하는 전장 528.6㎞ 구간에서 벌어진다.
대회 5연패(連覇)의 위업달성에 도전하는 충북팀을 비롯,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경기 강원 충남 전남 경북 경남 등 11개 시도가 대역전경주대회 패권을 놓고 7일간의 열전을 펼친다.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는 55년 서울, 해병대, 육군특무부대 등 3개팀이 대장정의 문을 연 이후 지난해까지 47년동안 4,900여명의 건각이 2만3,300여㎞를 달리며 황영조 김완기 이봉주 등 기라성 같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충북은 13일 제주전국체전 마라톤서 우승하며 깜짝스타로 등극한 이성운(코오롱)을 앞세워 5연패를 노리고 있다. 충북은 99년과 2000년 각각 대회최우수선수에 뽑힌 유영진(코오롱) 손문규(삼성) 등 뛰어난 선수들을 많이 보유,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97년 대회까지 7연패의 금자탑을 쌓은 이후 내리 충북에 패권을 내준 영원한 우승후보 서울은 올해만큼은 반드시 정상을 탈환하겠다는 각오이다. 제주체전 5,000m와 1만m서 대학부 2관왕에 오른 조근형(건국대)과 10㎞단축마라톤을 제패한 지난 대회 최우수신인 엄효석(배문고)은 충북의 5연패 저지를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의 기대주들이다.
지난해 아깝게 서울에 2위를 내준 강원은 중앙일보 마라톤서 2시간 10분대로 2위를 차지한 김이용(강원육상연맹) 등을 앞세워 정상에 도전한다. 제주체전 3,000m 장애물에서 우승한 박상문(과천시청)과 제주체전 단축마라톤 2위의 고교1년 신예 최종락(경기체고)이 선전할 경기와 올 10월 춘천마라톤 우승자인 제인모(구미시청), 김민우(구미시청)가 주축인 경북은 다크호스로 꼽힌다.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자 작년대회 MVP인 '봉달이' 이봉주(삼성)가 버티고 있는 충남도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장충고 師弟 "수능 스트레스 날린다"
마라톤은 이제 온 가족이 함께 달리고 응원하는 가족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웬만한 직장마다 마라톤동호회가 결성돼 있으며 이들은 각종 대회 때마다 출전, 실력과 우의를 다진다. 하지만 동호인끼리 팀을 이뤄 릴레이전을 펼치는 대회는 거의 없다.
제48회 부산∼서울 대역전 경주대회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동호회 릴레이전(5인 1조)을 마련한다. 올해는 출발지 부산시청서 김해 삼계초등학교까지 31.9㎞와 최종구간인 구파발서 임진각 까지 38.5㎞코스 2곳에서 각각 열린다. 서울 119개팀·부산 55개팀등 총 870여명의 동호인들이 선수들과 함께 힘찬 레이스를 펼친다.
대구경신고 11회 동기생들로 구성된 서울시 용무도협회 마라톤동호회 팀장 채종주(41)씨는 "일반인들에 생소한 용무도(태권도·유도 등 5개 종목을 취합해 만든 무술)를 널리 알리기 위해 도전장을 냈다"고 말했다.
채씨를 비롯, 이홍우(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박재용(한국마사회 대리) 손진탁(원에드 국장) 한기광(일양약품 과장)씨로 구성된 서울시 용무도협회 팀은 주말마다 한강변에서 맹훈을 거듭해 왔는데 실전은 이번이 첫 경험이다.
해병대사령부소속 이재춘(47)상사는 "숱한 마라톤대회에 참가해봤지만 동호회 릴레이전은 경부역전만의 묘미"라며 "작년 등외로 밀린 성적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운동화끈을 바짝 조였다.
서울 문일고와 장충고 선생님들도 수능 스트레스를 떨치고 한판승부를 펼친다. 특히 장충고는 학생A·B팀도 함께 참가, 사제대결을 피할 수 없다. 종친회 팀도 눈에 띈다. '청주한씨 마라톤' 팀장 한판석(48)씨는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종친들과 혈연의 정을 나누는 자리로서 릴레이전 출전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또 5개팀 25명이 참가하는 도봉구 제일마라톤클럽은 철녀들만 따로 팀을 만들어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부산 지역 마라톤클럽으로 유명한 오뚜기 5개팀 회원평균 풀코스기록은 3시간 13분대에 달해 괴력의 팀으로 불린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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