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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목소리]장애인 참정권 행사 아직 벽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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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목소리]장애인 참정권 행사 아직 벽 높아

입력
2002.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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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이 미디어가 발달된 때에 선거일 혹은 선거방법을 몰라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산간벽지에 사는 사람이거나 정치에 지나치게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겠냐고 의문을 표할지도 모른다.하지만 이들은 엄연히 우리와 같은 생활문화권에서 살아가고 있을 뿐 아니라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도, 더더욱 산간벽지에 살고 있는 사람도 아니다. 단지 청각·언어 장애를 갖고 있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호소할 뿐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 이후 전국 934명의 청각·언어장애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1명의 장애인이 '선거일을 몰라서', 36명의 장애인이 '투표방법을 몰라서', 77명의 장애인이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불충분해서'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미 후보자들에 대한 중요한 정보원(情報原)으로 보편화되어가고 있는 선거방송에 대해서도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답변한 청각·언어장애인이 22%나 되고, '조금만 이해된다'고 응답한 장애인이 58%를 넘어섰다.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선거방송에 접근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장애인복지단체들은 수화통역과 자막방송서비스를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해왔고, 또 방송법이나 선거법 등에서 이를 의무화하는 법개정을 꾸준히 추진해왔지만 관계 기관은 재정 부담을 이유로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만약 서비스를 요청하는 계층이 권력과 부를 가지고 있고, 선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어도 이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을까? 소외계층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반영하는 태도에 씁쓸함을 느낀다.

선거는 참여민주주의의 꽃이다. 참정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국민이 있다는 것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제16대 대통령선거 때에도 자신의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장애인이 있어 우리 사회를 부끄럽게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김 동 범 장애인단체총연맹 (www.kodaf.or.kr)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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