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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 KLPGA 신인·상금왕 석권 "슈퍼루키" 이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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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 KLPGA 신인·상금왕 석권 "슈퍼루키" 이미나

입력
2002.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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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사랑하기에 세상은 나에겐 커다란 감동이었어…."요즘 프로골퍼 이미나(21·이동수골프)는 틈날 때마다 가수 성시경의 '넌 감동이었어'를 흥얼거린다. 중학 2학년 때 골프를 처음 시작한 이후 올해만큼 감동적인 시기는 없었기에 노래는 더욱 의미깊게 다가온다. "그렇지만 아빠는 이 노래를 싫어해요"라며 전속 운전수 겸 캐디인 부친 이명우(49)씨를 향해 귀엽게 눈을 흘긴다.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스포츠토토 오픈에서 역전 우승, 프로전향을 선언한 뒤 이미나의 올시즌 행보는 화려함 그 자체다. 투어 참가 6경기 만에 우승(아워스몰 인비테이셔널)을 일구더니 무려 3승을 엮어냈다. 그중 2번은 연장접전 끝의 뒤집기 우승이었다.

결국 한 부문도 어렵다는 올해의 신인왕과 상금왕 자리를 모두 독식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대상과 다승왕도 차지했다. 1996년 신인왕과 상금왕을 석권했던 박세리 이후 최대 재목이라는 칭찬이 자자하다.

11일 저녁 경기 여주군에 있는 임진한 골프아카데미에서 그를 만났다. 낮에 있었던 한 자선 프로암골프대회에 참가하고 막 돌아오는 길이었다. 8일 투어 마지막 대회인 한솔레이디스 오픈이 끝난 뒤 고향 전주로 내려가 단 이틀을 쉬고 곧바로 올라왔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지난 겨울 2개월간 뉴질랜드에서 동계훈련을 통해 체력을 다진 덕분이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20∼30야드 더 늘어났다. 숏아이언도 좋아져 버디기회도 많이 만들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9월 SK엔크린골프대회를 꼽았다. 최종라운드 13번홀(파3)에서 홀인원, 이선화(17)와 공동선두가 돼 연장전에서 역전우승, 너무 짜릿했다는 것이다. "렉서스 자동차(홀인원 부상)도 타고 우승도 하니 너무 좋았다."

그는 전주 성심여중 2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에 빠져들었다. 처음에는 연습 후 아버지와 함께 먹는 "자장면이 맛이 있어서" 갔지만 이내 골프의 매력에 반했다. 입문 1년도 안돼 전국대회 4위에 입상, 주위를 놀라게 했다.

청주 상당고로 진학, 본격적인 골프수업을 받았다. 타고난 끈기와 집념으로 하루 12시간씩 공을 쳤다. 고교 3학년 당시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됐고 용인대 2학년 때 태극마크를 달았다. 효녀로 소문난 그는 외환위기로 부도가 나 고생하는 부모를 돕기 위해 지난해 프로무대에 뛰어들었다.

그는 승부사 기질이 뛰어나다. 정일미(30·한솔포렘)와 상금왕 다툼이 한창이던 지난달에는 상금왕 자리를 지키기 위해 우리증권 클래식 출전을 강행, 정상에 올랐다. 당시 미국의 삼성월드챔피언십에 참가하고 저녁 늦게 돌아온 바로 다음날 시차적응도 못하고 경기에 나섰다. 이 대회도 연장전 끝에 승리, 통산 4승 가운데 3번을 연장전을 통해 일궈내는 놀라운 담력과 승부근성을 보여줬다.

그는 요즘도 하루에 10시간씩 연습에 매달린다. 하루 200여 회의 복근운동을 하고 2,000개가 넘는 공을 친다.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지겨울 때는 없을까.

"스트레스는 TV를 보면서 과자를 먹거나 멕시칸 요리 등 색다른 음식을 먹으면서 푼다. 사실 대학생활 3년 동안 미팅한번 못해 남자친구도 없지만 요즘에는 지겨울 틈도 없다."

취미는 십자수 놓기다. 선배언니들을 따라 운동하면서 틈틈이 익혀 작품도 꽤 된다. 한 땀 한 땀 수를 놓으면 정신집중도 잘 돼 골프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라이벌은 누구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의외였다. "특정인을 라이벌로 생각해본 적은 없다. 나의 라이벌은 내 자신일 뿐이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내 게임에 완전히 몰입하는 게 장점이다. 연장전에서 여러 차례 승리한 힘도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은 이미나의 해였다. 그러나 모든 게 시작일 뿐이다. 이미나는 올 동계훈련을 통해 체력을 보강, 비거리를 20야드 더 늘린 뒤 내년 7월 미국프로무대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리고 아니카 소렌스탐과 박세리의 벽을 넘어 최고가 되려 한다.

그는 "골프를 사랑했기에 나의 삶은 감동과 행복으로 충만했다"고 자신 있게 노래할 수 있을 때까지 최고를 향한 전진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글 박진용기자 hub@hk.co.kr

사진 홍인기 기자

● 프로필

생년월일 1981년 12월25일 전북 전주생

체격 키 168㎝, 몸무게 62㎏

주특기 숏아이언

드라이버 평균비거리

230∼240야드

취미 십자수

골프입문 전주성심여중 2학년(13세)

아마추어경력 2001년 국가대표, 스포츠 토토오픈 우승.

프로입문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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