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축구인들이 대선에 출마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사퇴를 촉구하자 협회가 주동자를 징계키로 결정, 축구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이은성 경기도축구협회 부회장과 이풍길 전실업연맹 부회장, 김영배 한국OB 이사 등 원로축구인 3명은 1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에 출마한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의 회장직 사퇴를 촉구하고 이에 뜻을 같이하는 축구인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 등이 결의문에 서명했다고 주장하는 150여명의 명단에는 차경복(성남) 조광래(안양) 등 현직 프로팀감독 2명을 비롯, 박병주 이차만 박창선 등 전·현직 유명 지도자들이 포함돼 있다.
이 부회장은 "정 회장이 출마한 마당에 이제 축구인이 협회를 이끌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나서게 됐다. 협회는 축구인들의 충정을 왜곡시키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이씨 등이 한나라당의 홍보단에 속해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배후설을 제기한 뒤 "상당수 축구인들이 이 같은 의도를 모르고 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조만간 진상을 조사, 법적대응과 함께 상벌위원회를 열어 주동자를 징계할 계획이다.
차경복 감독은 "축구인이 협회를 이끈다는데 공감해 서명했다"고 해명했지만 K감독 등은 "서명운동이 오래 전부터 추진돼 왔고 이 부회장의 뜻에 공감하니까 서명한 것 아니냐"면서 정 회장의 조속한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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