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장남 우다이가 12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의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1441호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라크는 15일까지 결의 수용 여부를 안보리에 통보해야 하며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가 수용을 거부할 경우 즉각 무력 공격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AP통신 등 외신들은 우다이가 이라크 지도부의 서열 2위인 점을 고려하면 후세인이 조만간 최고 정책 결정기구인 혁명지휘위원회(RCC)를 소집해 안보리 결의 수락 발표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에 무력 공격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일단 결의를 수용한 뒤 사찰에 협조하는 척하면서 국제적인 반전 여론 등을 이용하는 시간끌기 작전을 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회는 12일 오후(현지시간) 안보리 결의에 대한 이틀째 회의 끝에 "유엔 결의가 비현실적이고 이라크의 주권을 침해한다"며 전날 외교위원회의 결의 거부 권고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결의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대통령에게 위임하며, 후세인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여 결의 거부 선언이 이라크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임을 시사했다. 이라크 의회는 명목상의 입법기구에 불과하다.
한편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이 12일 "이라크가 안보리 결의에 협력하지 않으면 전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무력 공격을 승인할 것"이라고 말해 처음으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프랑스는 그동안 이라크 문제에 대한 외교적, 정치적인 해결을 주장하며 미국과 영국의 군사 행동 계획에 반발해 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후세인이 무기사찰단의 활동을 방해할 경우 최대한의 병력과 전력을 투입해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그다드·워싱턴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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