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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선 특이 변수 "지지·당선가능 후보" 괴리 / 본보 자문 김주환교수 4차례 여론조사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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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선 특이 변수 "지지·당선가능 후보" 괴리 / 본보 자문 김주환교수 4차례 여론조사 분석

입력
2002.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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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유권자 인식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지지후보와 당선예상 후보간 견해의 괴리 현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일보 여론조사 자문교수인 김주환(金周煥·사진) 연세대 교수는 한국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9월23일부터11월9일까지 실시한 네 차례의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심층 분석, 이같이 밝혔다.

/편집자주

누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당선 가능성에 대한 유권자 인식'은 선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이다. 최근 네 차례의 한국일보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하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9월23일 59%에서 11월9일 73%로 크게 늘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6% 수준을 유지했고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는 11%에서 6%로 줄었다.

사표방지 심리 등을 고려할 때 유권자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예측한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지지 후보와 당선 예상 후보 간의 괴리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어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만하다.

이회창 후보 지지자의 대부분(91%)은 그의 당선 가능성을 점친 반면 놀랍게도 노무현 후보 지지자의 68%, 정몽준 후보 지지자의 77%가 이 후보의 당선을 예상했다. 노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사람 가운데 12%만 그의 당선을 믿었고 정 후보의 경우도 13%에 그쳤다. 노·정 후보 지지자 가운데 상당수가 당선 가능성과는 관계없이 노·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어떤 투표 행태를 보일까.

'앞으로 지지 후보를 바꾸겠느냐'는 설문 결과 드러난 '지지 견고도'는 이 후보를 지지하며 그의 당선을 예측하는 사람들이 가장 높았다. 흥미로운 것은 노·정 후보를 지지하면서 이 후보의 당선을 예상한 사람들이 노·정 후보를 지지하면서 노·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보다 지지 견고도가 훨씬 높다는 점이다(그림 1). 노·정 후보 지지자는 사표를 무릅쓰더라도 지지 후보를 바꾸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라고 할 수 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앞서간다는 사실이 여러 차례 보도된 시점에 여전히 노·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은 정보가 부족한 사람이다. 실제로 노·정 후보를 지지하고 당선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의 신문 열독률을 보였다(그림 2). 그러나 교육수준은 이 후보를 지지하며 그의 당선을 점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반면 노·정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이 후보의 당선을 예측한 사람들이 가장 높았다(그림 3).

정치적 대화와 여론 형성과정에 관한 '침묵의 나선 이론'에 따르면 자신의 의견이 다수에 속한다고 느끼는 사람은 더욱 활발하게 정치적 대화에 참여하지만 소수에 속한다고 여기는 사람은 되도록 대화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다수파는 실제보다 많아 보이며, 소수파를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실제보다 적어 보이게 한다.

한국일보 조사에서도 이 후보를 지지하면서 그의 당선을 예견하는 사람들이 가장 활발하게 정치적 대화에 참여, 이 후보의 우위를 돋보이게 한다. 특히 노·정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이 후보의 당선을 믿는 사람들은 일종의 패배 의식에 사로잡혀 정치적 대화를 회피하게 되기 때문에 정치 대화 참여자 가운데 이 후보 지지자를 실제보다 더욱 많아 보이게 한다.

이는 노·정 후보 지지자의 투표 의욕을 끌어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 후보를 지지하면서 그의 당선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이 가장 높은 투표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노·정 후보를 지지하면서 이 후보의 당선을 예측한 사람들의 투표 의향이 가장 낮았다(그림 4). 이런 경향은 실제 투표 행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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