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정부가 미국 연구단체와 함께 미국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 유품 보전에 나섰다.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11일 헤밍웨이가 1939년부터 60년까지 살았던 쿠바 수도 아바나 외곽의 별장 '핑카 데 비히나'에서 뉴욕 사회과학연구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나 그의 모든 유품에 대해 공동 보전작업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별장 지하실에 보관 중인 유품은 편지 2,000장, 사진 3,000장, 소설의 초안 일부 등이며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또 다른 에필로그와 연인에게 받은 편지 20장도 들어 있다. 별장에는 또 대표작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 모델이었던 그레고리오 푸엔테스가 헤밍웨이로부터 선물받은 배도 보관돼 있다.
쿠바 정부와 위원회는 미 록펠러 재단 후원으로 이들 자료를 마이크로 필름에 담아 보스턴 존 F 케네디 도서관에 보관하는 한편 손상된 유품과 별장을 복원·보존키로 했다.
헤밍웨이는 중년 이후 이 별장에 살면서 작품에 몰두했으며 '노인과 바다'는 상당 부분 이 곳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썼다. 61년 헤밍웨이가 자살한 뒤 마지막 부인이었던 메리 월쉬 헤밍웨이는 별장을 쿠바 정부에 기증했다. 쿠바는 헤밍웨이 생존 당시 모습을 그대로 살려 별장을 보존해 왔으나 뜨겁고 습한 기후 탓에 유품들이 많이 손상됐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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