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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어떤 변호사의 따끔한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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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어떤 변호사의 따끔한 충고

입력
2002.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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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에 비해 '놀고 먹는' 공무원이 너무 많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공무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봉급을 2배로 올리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판사 출신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들어가 주요 국장을 지내고 올봄 퇴직한 임영철(45) 변호사는 한 발 더 나아가 한국 고위 관료들이 부하 공무원에게서 수발을 받는 모습을 '조폭(組暴)적 예우' 수준이라고 비판하고 있다.그가 최근 펴낸 행정 현장 비판서 '넥스트 코리아'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책에 따르면 공개석상에서 국장에게 육두문자를 쓰는 상사가 있는가 하면, 장관의 사적인 일까지도 공금과 공적 인력으로 돌봐주는 '집사'들이 즐비하다. 각국 고위 인사들이 참가한 국제회의장에서도 부하 직원들이 엘리베이터를 독점해 놓고 장관을 기다리는 일은 다반사다. 보스의 수족 노릇을 하는 조폭 조직의 '똘마니'와 장관을 향한 하위 공무원의 행태가 다를 게 없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정부가 규정이 모호한 지킬 수 없는 법을 양산해 국민들에게 겁을 주거나, 막대한 예산과 인허가 사업, 공직을 마음대로 배분하는 '조폭적 양태'로 아까운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개탄도 했다. 공무원들이 밤 늦도록 남아 일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위에 보고하기 위한 것'이란 대목에서는 쓴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공무원들은 '공무원 조직이 제왕적이며 조폭적'이라는 임 변호사의 지적에 겸허하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행여 "잠시 있었던 사람이 알면 얼마나 안다고…"식으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일하는 사람은 없고 보고하는 사람만 있는 행정부'란 얼마나 정곡을 찌르는 뼈아픈 지적인가. 재임 당시 '미스터 공정위'란 별명으로 불렸던 전직 공무원의 '고언(苦言)'이 공무원 사회의 개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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