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인건비와 세계 최대의 시장만을 노리고 만리장성을 넘었다가 맛본 쓴맛을 더 이상 되풀이하지는 않겠습니다." 중국내 유일한 한국 중소기업 상품 전문유통업체인 옌지(延吉)시의 '한국상품 백화상점'(사진)이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각광받고 있다. 기협중앙회가 중국정부로부터 2000∼2005년까지 5년간 무상임대한 지상 4층, 연면적 1,000평 규모의 백화상점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중국 지방정부의 법률과 현지의 문화 등을 저렴한 비용으로 배울 수 있는 '중국 실전 학습소'로 부상하고 있다.■유일한 한국상품 백화상점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시 해방로 33의 1번지에 위치한 백화상점에는 현재 국내 중소기업 40개사의 59개 매장이 입주했으며, 아직까지 20여개사가 매장을 열 수 있는 공간이 남아있다.
우리나라 백화점과 다름없이 1층은 화장품 시계 귀금속 식품 액세서리 신발 공예품 등을 판매하며 2층과 3층은 각각 여성복 유아복 스포츠의류 침장류와 주방용품 및 가전제품을 팔고 있다. 4층에는 '샤워효과'(쇼핑객이 꼭대기층 휴게시설을 들렀다 아래층으로 내려오며 물건을 사게끔 이끄는 마케팅기법)를 노려 식당과 휴게실을 뒀다.
입주업체별 건물임대료는 무료이며 전기료 홍보비 등을 포함한 관리비는 ㎡당 월 155위안(약 1만8,600원).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대외경제무역합작국의 허가 없이는 세무 세관 위생 소방당국도 각종 검사를 실시할 수 없으며, 지린성 정부가 관광구로 지정해 지갑이 두둑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백화상점의 올해 매출(9월말 현재)은 40억4,300만원. 2000년 29억6,400만원과 지난해 38억9,700만원에 이어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기의 중국진출 교육센터
백화상점의 주고객은 20∼30대가 3분의 2 이상이고 10회 이상 방문고객이 40%를 넘는다. 또 이들의 절반 이상은 고가의 한국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을 찾기 때문에 중국 고급 소비자의 취향을 가감없이 배울 수 있다고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위치도 옌볜자치주 최대시장인 서시장을 비롯, 제일백화점 명주쇼핑 성보백화점 등 옌지시의 대표적인 유통업체들이 밀집한 특급상권이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중국을 실전 학습할 수 있다.
실제로 7∼8개 업체가 백화상점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와 중국 내륙지방에 독립적인 판매망을 구축했으며 10여개사가 내년중 다른 지역 진출을 타진중이다.
기협중앙회 이상태 전시사업처장은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중국의 복잡한 풍습과 상거래관행에 대한 아무런 사전 검토없이 덤볐다가 대부분 파산하거나 철수했다"며 "백화상점을 중국 진출의 디딤돌로 이용해보라"고 조언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