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1일 전날 노무현 후보의 전격적인 여론조사 방안 수용으로 단일화협상의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자평하고 통합21측을 강하게 몰아 붙였다. 일각에서는 "노 후보가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최소한의 원칙은 지켜야 한다"는 등의 비판론도 나왔지만 큰 흐름을 바꾸진 못했다. 선대위 관계자들은 통합21의 '대의원 여론조사'제안에 대해 불만스런 표정이 역력했지만 "협상단이 알아서 할 것"이라며 개인 논평도 자제하는 등 조심스러워 했다.노 후보는 이날 순천에서 전남지역 종교 지도자들과 만나 "최선을 다해 단일화가 깨지는 것을 막겠다"면서 "정치는 결단"이라고 말해 여론조사 수용이 단일화 성사를 위한 승부수임을 강조했다. 협상 중단의 원인을 제공한 셈인 이호웅(李浩雄) 의원은 "공식사과 그 이상의 것이라도 하겠다"며 통합21 이철(李哲) 협상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공식 사과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국민통합21측은 이날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제의한 '여론조사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대의원 경선형 여론조사'방식을 역제의했다.
통합21은 이날 아침에는 일반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도 검토 의사를 표명했다. 정몽준 후보는 "노 후보가 그전에 단일화를 할 수 없다고 하다가 어제 밤에 새로운 제안을 한 데 대해 주목한다"며 "대책기구에서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낮 열린 단일화대책위회의는 분주하게 역제의할 카드를 다듬었다. 이철협상단장은 "여론조사는 한나라당 지지층에 의해 왜곡될 소지가 있다"며 양당의 대의원을 각각 동수로 추출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통합21측의 방안은 민주당 소속 대의원보다 통합21 소속 대의원의 충성도가 높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