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2학기 수시모집 전기·컴퓨터공학부에 지원했던 한성과학고 2년 김형설(金螢雪·17)군은 8일 1차 전형에 탈락했다는 통보에 아연했다. 그는 올해 8월 국제정보올림피아드(IOI)에서 금메달을 따내 언론에도 크게 보도됐던 학생.그와 함께 올해 같은 대회에서 동메달에 입상한 정헌(鄭憲)군과, 이미 중학교 때 동메달을 따내 일찌감치 IT영재로 주목받아 온 김진호(金鎭鎬)군 등 한성과학고 동급생들도 모두 떨어졌다.
국제올림피아드 입상자가 내신(50%)과 비(非)교과성적(50%)으로 정원의 3배수를 뽑는 1차 전형에 탈락한 것은 처음. 더구나 IOI는 1989년 불가리아에서 처음 열린 이래 세계 컴퓨터·정보 영재들의 경연장으로 자리잡은 국제적 권위의 대회다.
서울대 관계자는 "올해부터 수시모집 지원자격이 내신 상위 3%이내에서 5%로 하향 조정되면서 내신 중·상위권생의 지원이 크게 늘었다"며 "이 바람에 비교과성적 우수생들 중에서 내신이 뒤지는 학생들이 대거 탈락했다"고 설명했다.
형설군의 아버지 김인종(金仁鍾·49)씨는 "그동안 서울대 교수들의 지도 아래 올림피아드 준비에만 열중했다가 내신성적 때문에 탈락하다니 어이가 없다"고 억울해 했다.
서울대 공대 한민구(韓民九) 학장도 "특기생들에게 최대한의 기회를 주자는 게 수시모집의 원래 취지인데, 내신이 더 큰 변수가 된다면 정시모집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며 "이런 일이 없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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