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새로운 원내교섭단체가 만들어져 제3 신당으로 발전하면 대선 자체뿐만 아니라 대선 이후에까지 파장을 미칠 수 있다. 민주당 탈당 세력 및 이인제(李仁濟) 의원계, 자민련,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 등이 주도하는 제3의 신당 창당움직임은 일단 '반창(反昌)'성격의 후보단일화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민주당 탈당 세력은 후보단일화가 명분이기 때문에 이들이 하루 아침에 단일화를 뛰어 넘어 오로지 중부권을 주축으로 제3신당 창당만을 목적으로 하기는 어렵다.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어느 한쪽에 대한 지지를 표명, 최종 결정에 가속도를 붙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압력 행사가 오히려 협상 결렬의 빌미가 될 가능성도 있다. 후보단일화가 성사돼 당 대 당 통합, 또는 정파간 연대를 통해 반창(反昌) 전선을 펴면 대선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한다.후보단일화가 안 되면, 그 과정에서 제3세력은 대선보다는 2004년 총선을 목표로 곧바로 신당 창당에 나설 수 있다. 이 신당이 여론의 호응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나 대선 이후 정책·노선 상 '반창(反昌) 비노(非盧)'성격을 토대로 자기 영역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들이 대선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대세론을 강화시켜 주는 쪽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제3의 움직임이 갖는 파괴력은 앞으로 이 흐름에 얼마만큼의 세가 붙어주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 주저하고 있는 비노(非盧) 세력이 대거 합류할 경우,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세가 대표성을 갖고 합류하게 되면 대선정국 전후에 걸쳐 무시 못할 정치세력이 될 수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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