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자산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아파트 만들기에 주력할 겁니다."올 3월 SK건설 건축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한 진영헌(陳永憲·52·사진) 전무는 좋은 아파트의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 고객이 바라는 좋은 아파트란 가격이 오를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쾌적한 환경과 편리한 부대시설 등 가치를 높이는 조건이 자연스럽게 뒤따르게 된다는 논리다.
진 전무는 SK건설이 올들어 확충하고 있는 건축·주택사업을 선봉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 그동안 플랜트나 토목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던 주택 등 건축사업 비중을 효과적으로 늘려나가는 게 그의 임무다. 이를 위해 그가 처음으로 주력한 게 브랜드 마케팅이다. 'SK 뷰(VIEW)'라는 고유의 아파트 브랜드를 더욱 강화, 인지도 향상에 나섰고 오피스텔이나 소형 주상복합 브랜드인 'SK 허브(HUB)'도 도입해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약한 주택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눈길을 끄는 브랜드가 필요했습니다. 올해의 경우 이 브랜드로 공급한 상품들이 대부분 95∼100%의 계약률을 기록해 비교적 성공적이죠." 진 전무는 그러나 "보다 중요한 건 브랜드 신뢰도를 쌓아 나가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엄격한 품질관리를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다 나은 건축 품질관리를 위해 별도의 '리스크(위험) 관리팀'도 만들었다. 단순한 수주 확대에 머무르지 않고 수익성과 분양리스크 등 위험요소를 철저히 검증한 뒤 사업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진 전무는 "양적인 팽창도 중요하지만 질적 향상이 더 중요한 것"이라며 "사업 시행 초기 단계에서의 점검이 선행돼야 좋은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를 거치며 25년여간 이 분야에 종사해온 진 전무는 "아직 시공사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국내 주택건설업계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국내 대형 건설업체도 선진국의 디벨로퍼(개발자) 개념처럼 '어떻게 한정된 토지자원을 발굴해 효율적으로 활용할 지'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전무는 "미약하나마 이를 위해 사내에 디벨로퍼를 양성하는 과정을 만들어 집중 교육 중"이라며 "이런 기능이 충실히 자리잡을 때 진정으로 수요자들이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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