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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찰 일정, 美엔 공격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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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찰 일정, 美엔 공격 시간표

입력
2002.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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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라크 결의안이 8일 통과됨으로써 미국의 이라크 공격 시나리오는 이제 명확한 시간표를 갖게 됐다. 하지만 만장일치라는 결의 형태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결의문 해석이 다른데다 전쟁 개시까지 적지 않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본격적으로 전쟁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사찰 일정은

안보리 결의 1441호는 간단히 말해 국제사회가 이라크에 무기사찰을 통해 '마지막 기회'를 주고 이라크가 이를 어기거나 거부하는 '중대한 위반(material breach)'을 저지를 경우 사실상 군사 공격을 뜻하는 '심각한 결과(serious consequences)'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결의가 '마지막 기회'로 제시한 시간표는 최종 판단 전까지 최소한 15주(105일)의 기간을 필요로 한다. 이라크는 우선 1주일(11월 15일) 이내에 결의를 수용할지 답해야 하고, 이에 동의할 경우 30일 이내(12월 8일)에 자국 내 핵·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보유 실태와 개발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앞으로 45일 안(12월 23일)에 개시하는 유엔의 무기사찰은 12월 19∼20일께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찰단은 사찰 개시 후 60일 이내(내년 2월 21일)에 사찰 결과를 안보리에 보고해야 하고 이 보고서를 토대로 안보리는 회의를 소집, 이라크 문제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된다.

■군사 행동의 변수들

안보리 결의 통과 직후 주요 외신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중대한 외교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15대 0이라는 표결 결과뿐 아니라 새 결의의 내용이 그 동안 미국의 주장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프랑스의 체면을 고려해 이라크의 중대한 위반이 있을 경우 안보리를 재소집해 사태를 논의한다는 조항에 동의했지만 그 이후 과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무 조항도 적시하지 않는 데 성공했다. 즉 문제가 생기면 모이긴 하겠지만 그 이후는 각자 하기 나름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 언론은 이에 대해 "미국이 군사행동의 자유를 보장받았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만약 이라크가 1차 조건인 결의 수용을 거부한다면 이론적으로 전쟁은 이번 주말에도 일어날 수 있다. 30일 이내로 못박은 대량살상무기 공개를 거부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제 공격이 이뤄지기까지는 적잖은 변수가 남아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9일 "새 결의 통과로 이라크 공격 시간표는 더 이상 미국 혼자서 좌우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유엔의 틀 안에 일단 발을 담근 이상, 무리한 독자 행동으로 스스로 가꾼 외교적 단합을 망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30일 후 이라크가 무기 현황을 공개하면 미국은 자체 보유 정보와 비교해 그것이 유엔 결의를 지켜 전모를 밝힌 것인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군사행동을 추구하는 미국으로서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전모를 밝히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또 미국이 설사 이때 군사공격을 결정하더라도 "사찰도 해 보기 전에 전쟁을 서두른다"는 여타 안보리 이사국들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본격화하는 전쟁 준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전쟁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당초 예상보다 규모가 큰 최대 25만 명의 육·해·공군을 동원해 1개월이라는 단기간에 후세인 정권을 전복하는 군사작전 계획을 최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등에 따르면 토미 프랭크스 중부사령관이 보고한 이 계획에는 1991년 걸프전 때보다 공습 기간을 줄이고 이라크 북부와 서·남부 등 3개 지역을 동시에 장악해 전진 기지로 활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이라크 주변에는 인근 아랍국의 미군 기지와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 북동부 주둔 병력을 포함해 모두 6만3,000명의 미군이 대기 중이며 12월 중순까지 모두 4척의 항공모함이 페르시아만 인근 해상에 집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도 곧 동원령을 내려 이달 말까지 쿠웨이트에 최대 2만 병력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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