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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영원한 청년 이만섭 (91)16대 국회의장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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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영원한 청년 이만섭 (91)16대 국회의장 ①

입력
2002.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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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국회는 무소속으로 당선된 강운태(姜雲太) 박주선(朴柱宣) 이강래(李康來) 이정일(李正一) 등 호남 출신 의원 4명이 민주당에 입당, 한나라당 133석, 민주당 119석, 자민련 17석, 민국당 2석, 한국신당 1석, 무소속 1석으로 구성됐다. 어느 당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제1당이 됐고, 자민련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했다. 민주당은 정국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총선 때 갈라섰던 자민련과의 공조 복원을 꾀했다. 반면 자민련은 그 대가로 민주당에게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2000년 5월30일 새로운 천년의 첫 국회인 제16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됐다. 이틀 후인 6월1일, 민주당과 자민련은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의 하한선을 20석에서 10석으로 낮추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공동으로 제출했다. 한나라당이 '총선 민의 파괴공작', '위당설법(爲黨說法)'이라고 반발하고 나선 것은 물론이다.

이 때문에 여야는 16대 원 구성을 앞두고 팽팽하게 대치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법을 만드는 국회가 스스로 법을 어기는 구태를 거듭하는 데 대한 여론의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여야는 법정 개원일 전에는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6월5일 의장단을 선출했다.

처음 청와대나 동교동계는 내가 의장을 맡는 것을 꺼렸다. 그들은 김영배(金令培) 상임고문을 밀고 있었다. 이런 기류를 감지한 나는 가만히 앉아 있지 않았다. 나는 이런 분위기를 주도하던 서너 명의 인사에게 "국회의장이 야당인 한나라당에 넘어가는 것을 바라지 않으면 여야 의원들의 지지를 두루 받는 나를 밀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들은 나의 경고를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의원총회 등 공개 석상에서 내 뜻을 밝혀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5월30일에 열린 민주당의 16대 첫 의원총회에서 나는 "의장 후보를 과거와 같이 청와대 결정에 맡길 것이 아니라 의원들이 민주적으로 결정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많은 의원들이 박수로 화답했다. 의원총회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가자 당 지도부도 어쩔 도리가 없었던지 나의 제안을 수용, 다음날인 31일 의원총회에서 의장후보 선출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튿날 의원총회에서 후보 선출에 들어가기 직전 김영배 상임고문이 신상발언을 통해 의장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고 포기 선언을 했다. 그 결과 나는 의원들의 박수 속에 만장일치로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에 선출됐다.

6월5일 본회의 의장 선거에서 나는 140표를 얻어 132표를 받은 한나라당의 서청원(徐淸源) 의원을 제치고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14대 국회에 이어 두번째였다. 야당 몫의 부의장에는 238표를 얻은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의원이, 남은 한 자리는 자민련의 김종호(金宗鎬) 의원이 187표로 당선됐다.

선거 결과를 두고 언론과 정치권은 여야 대결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이 한 표도 이탈하지 않고 나를 지지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나는 지금도 여권 표 가운데 4,5표가 이탈했고 반대로 한나라당 의원 4,5명이 나를 지지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의장에 선출된 나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21세기 첫 국회의 수장으로서 실추된 국회의 권위를 회복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는 국회를 만들어야 할 책무가 다시 두 어깨에 지워졌기 때문이었다. 취임 인사와 개원사를 통해 나는 16대 국회를 '국민과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국회', '생산적이고 민주적인 국회'로 만들기 위해 여야가 다 함께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법이 개정되면 지체 없이 당적을 떠날 것임을 약속, 중립적이고 공정한 의장이 될 것을 국민 앞에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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