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가 사상 처음으로 여성 지도자 탄생을 눈 앞에 두고 있다. 14일 예정된 민주당 하원 지도자(원내 총무) 경선에서 낸시 펠로시(62·캘리포니아) 의원이 중간선거에서의 패배 책임을 지고 사임을 발표한 리처드 게파트 현 지도자의 뒤를 이을 것이 확실하다고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9일 일제히 보도했다.라이벌인 마틴 프로스트(텍사스)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는 대신 해롤드 포드 주니어(32)가 뒤늦게 경선 참여를 선언했지만 펠로시 의원은 이미 당내 하원 208명 중 과반수인 111명의 지지자 명단을 배포, 당선을 기정사실화했다.
1년 전부터 당내 서열 2위인 원내 부총무를 맡고 있는 펠로시는 민주당 내 대표적인 진보파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 권한을 부여한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지고 낙태권, 동성애자의 권리, 건강보험확대 등 사회적 문제에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 왔다.
때문에 반대파들은 그가 하원 지도자가 되면 보수층의 표를 모으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공격한다. 하지만 펠로시는 " 2년 뒤 다수당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공화당과 다른 색깔을 내야 한다"며 "당의 최우선 의제를 경제와 교육에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펠로시의 지지자들은 "펠로시는 실용적이며, 여러 목소리를 포용하는 인물"이라고 옹호했다.
1987년 의회에 진출한 뒤 내리 8선한 펠로시는 하원 세출위원회와 정보위원회 활동을 통해 독자적 목소리를 키워 왔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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