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자살을 예고하는 내용의 글을 친구에게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학생의 일기장에는 "왜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어른보다 더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글이 쓰여 있었다.8일 오전 9시께 충남 천안시 쌍용동 H아파트에서 정모(11·초등학교 5년)군이 베란다 가스배관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정군의 아버지(40·회사원)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정군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집에 있는 컴퓨터로 반 친구(11·여)와 인터넷 채팅을 하면서 "자살도구가 준비됐다" "소리를 지를 테니 나와 봐라"는 등 자살을 암시하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드러났다.
정군은 또 일기장에서 "숙제가 태산 같다. 난 그만 다니고 싶다, 물고기처럼 자유로워지고 싶다"며 공부에 대한 중압감을 털어놓았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정군의 일기를 보면 또래 어린이보다 조숙한 것 같다"면서 "호기심으로 해본 장난이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천안=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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