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10 세계박람회 韓·中 막판 유치전 "불꽃" / 내달 3일 BIE총회서 개최지 결정투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10 세계박람회 韓·中 막판 유치전 "불꽃" / 내달 3일 BIE총회서 개최지 결정투표

입력
2002.11.11 00:00
0 0

'서울 월드컵의 꿈을 이번에는 여수 세계박람회에서'.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를 결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3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를 비롯한 유치 지원 단체들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세계박람회는 인류 문명 발전의 성과를 일정 주제에 맞춰 전시하는 매머드 이벤트로 경제·문화적 파급 효과가 엄청나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로 꼽힌다. 특히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세계박람회를 개최할 경우 프랑스 독일 스페인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대 국제행사를 모두 치른 6번째 국가가 된다. 세계박람회를 유치할 경우 6개월간의 행사기간 동안 500만명의 외국인이 내방하고, 16조8,000억원의 생산 유발과 23만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유치전 승산있나

이번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12월 3일 모나코에서 열리는 제132차 BIE 총회에서 회원국 비밀 투표로 결정된다. 현재 국내 경기 불안으로 중도 포기한 아르헨티나를 제외하고, 한국(여수) 중국(상하이) 러시아(모스크바) 멕시코(케레따로) 폴란드(브로츠와프) 등 5개 국가가 8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치열한 유치 활동을 펴고 있다.

현재 판세는 한국, 중국, 러시아간의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 국제무대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중국은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국가적 대사로 규정하고 총력전을 경주하고 있다. 중국은 장쩌민 주석과 주룽지 총리가 각국을 방문하고, 대규모 초청 세미나 개최, 개도국에 대한 경제 원조 등을 통해 대세몰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2008년 북경올림픽 등 국제대회를 독식한다는 국제 여론이 다소 부담이다. 러시아도 모스크바의 지명도와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그리고 대륙별 유치라는 논리를 내세워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러시아는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아 주로 푸틴 대통령의 개인적 영향력에 의존하고 있다.

■막판 유치전략

이에 대해 우리나라는 대통령에서 각부 장·차관에 이르는 고위 정부 인사들과 경제 5단체, 4대 그룹 CEO 등 민간 기업이 함께 손잡고 유치 활동에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에서는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이 최근 중앙아시아 국가를 순방한 데 이어 11일부터 전윤철 재정경제부장관이 한국 지지세가 약한 프랑스 포르투갈 등을 상대로 유치활동에 나선다.

재계에서는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이 유치위원장으로 맹활약을 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상의 박용성 회장이 중미를, 한화 김승연 회장은 미국 그리스 등을,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헝가리 등 동유럽을, LG전자 정병철 사장은 튀니지 등 아프리카 지역을, 풍산 류진 회장은 동남아 국가를 상대로 나름대로 뛰고 있다.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투표는 회원국 정부차원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강대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또 두 국가가 남을 때까지 재투표를 거듭하고, 이 과정에서 지지국가의 판도가 매번 바뀌기 때문에 고등수학과도 같은 복잡하고 치밀한 지지표 확보전략이 필요하다.

정부 관계자들은 최종적으로는 한국과 중국의 양자 대결 구도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그간 동남아 화교 국가들과 구 공산권 국가, 저개발 국가 중심으로 유치전을 펼쳐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민간기업이 이원 체제로 유치 교섭에 박차를 가하면서 중국과 대등한 수준까지 따라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 전력을 다하면 중국을 제칠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지원단 단장인 유정석 해양수산부 차관은 "정부는 장·차관 각료들이 회원국 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공식적인 유치 작업을 하고, 대기업의 CEO들은 민간 차원에서 외곽 지원하는 이원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며 "대개 회원국들이 총회 개최 10여일전에 지지 국가를 확정하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총력전을 펼치면 유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 정몽구 유치위원장

올 9월 한 동구권 국가의 차관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한국의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지지한다는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이는 89개 BIE 회원국 중에서 우리 나라에 대한 첫 지지 표명이었으며, 이 나라가 전통적으로 중국과 우호적 관계라는 점에서 극적인 성과로 꼽혔다.

이같은 유치활동의 개가 뒤에는 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의 막후 노력이 숨겨져 있다. 정 회장은 올 7월 이 나라를 방문, 부총리 등 실력자를 두루 만나고, 현대·기아차의 현지 투자를 약속하는 등 온갖 공을 들인 끝에 공개지지를 얻어낸 것이다.

세계박람회 유치활동의 최일선에서, 가장 앞장서 뛰는 이가 정몽구 회장이다. 1999년말 유치위원장에 취임한 정 회장은 지난 2년여 동안 30여개국을 돌아다녔다. 거리상으로는 17만㎞로, 지구를 약 4바퀴 돈 셈이다. 특히 결선투표를 앞둔 요즘에는 회사일보다는 유치위원장 일에 더 몰두하고 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88올림픽을, 정몽준 의원이 2002 월드컵을 유치한 데 이어 현대가(家)의 장자인 정 회장이 과연 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할 것인지에 대한 세간의 비상한 관심이 엄청난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전한다.

정 회장은 전세계 190개국에 대리점을 둔 현대·기아차의 조직력도 십분 가동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현대·기아차 인력은 3가지 형태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에 파견돼 있는 엑스포 추진 태스크포스(T/F)팀, 본사의 세계박람회 지원T/F팀 및 해외 영업본부 산하 10개 지역본부가 그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치활동에 직접 관여하는 인력은 수 백명 수준이지만, 회사 전체가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교관 여권을 가진 특사(유치위원장) 신분으로 막판 표 몰이에 나서고 있는 정 회장이 기업인으로서의 활약을 넘어서, '국가대표'로서 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 박람회성격·개최국 선정절차

세계박람회란 흔히 엑스포(EXPO)로 불리는 세계박람회는 국제박람회기구(BIE)가 공인한 대회와 그렇지 못한 비공인 대회가 있다. 예를 들어 안면도 꽃박람회나 섬유박람회, 국제게임콘텐츠엑스포 등은 비공인 엑스포다.

공인 엑스포는 다시 전시기간이 3개월 이내로, 전문박람회 성격이 강한 인정 박람회와 전시 기간 6개월에 5년마다 개최되는 본 대회격인 등록 박람회로 나뉜다. 1993년 열린 대전엑스포는 인정 엑스포였고, 이번에 유치하려는 2010년 세계박람회는 등록 엑스포다.

독특한 개최지 선정방식 개최지 결정은 BIE 총회에서 참여 회원국 정부대표의 비밀 투표로 결정된다. 이번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12월 3일 모나코에서 열리는 제132차 총회에서 결정된다.

개최지는 출석 회원국 대표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얻어야 한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의 득표 국가가 없을 경우 최소 득표 국가 1개국을 탈락 시킨 뒤 재투표에 들어간다. 이렇게 재투표를 거듭해서 최종 2개국이 남을 경우에는 다수 득표국에게 개최권이 주어진다. 정부 관계자들은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러시아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어 1차 투표에서는 3분의 2의 지지를 얻는 국가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1,2차 투표에서 탈락하는 국가들의 표를 모으기 위해 우리를 적극 지지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2∼4차 투표 때 우리를 지원해 주도록 물밑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