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검찰이 물고문까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검찰이 물고문까지?

입력
2002.11.09 00:00
0 0

아직도 물고문이 자행되고 있다니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일이다. 19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이후 수사기관의 물고문이 이 땅에서 사라졌다고 믿어왔는데 그게 아니었단 말인가. 법질서 수호와 인권 옹호 '최후의 보루'라는 검찰에서 버젓이 야만적인 고문이 저질러졌다는 사실은, 단순히 검찰 조직의 수치라는 차원을 넘어 전세계에 우리나라를 '인권 후진국'으로 낙인찍는 일이다.8일 피의자 사망사건 수사 중간발표에서 대검이 스스로 "물고문을 당했다는 피해자 주장이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은 정말 믿고 싶지 않은 일이다. 앞으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규명과 함께 엄격한 책임추궁이 있어야 할 것이다. 숨진 폭력 혐의자 조모씨의 공범 박모씨가 지난 27일 영장 실질심사 과정에서 "물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한 이후, 서울지검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주장해 온 부분도 석연치 않다. 박씨를 조사했던 수사관 등 관계자들은 지금도 물고문 사실을 극력 부인하고 있지만, 대검 조사대로 물고문이 있었다면 이는 곧 은폐의혹으로 이어진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일은 이미 저질러졌고, 그래서 앞으로의 대책이 더욱 중요하다. 무엇보다 '손을 대지 않으면 수사가 안 된다'는 그릇된 관행에서 검찰이 먼저 벗어나야 한다. 흔히 수사 관계자들은 '범죄진압'과 '인권보호'를 서로 모순되는 관계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절대로 잘못된 생각이다. 인권보호를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자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뿐, 범죄진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힘이 들더라도 그 같은 노력을 해달라고 국민은 검찰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해 준 것이다. 그런 국민의 여망(輿望)을 받아들여 검찰은 정말 분골쇄신(粉骨碎身)의 자세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