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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순환道는 주차장

입력
2002.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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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신도시에서 인천 남동공단까지 서울외곽순환도로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박모(39)씨는 매일 아침 출근길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가 이용하는 구간(일산IC-장수IC)은 서울 도심방향이 아닌데도 극심한 정체로 주차장을 방불케 하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수단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자가용으로 다닌다"는 그는 "이런 도로를 어떻게 고속도로라고 할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도권 5개 신도시를 연결하는 서울외곽순환도로가 악성 교통체증으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특히 최근 2,3년간 택지개발 등으로 인구가 급증한 지역의 구간은 교통지옥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심각하다.

■최악 교통체증구간 서운JC-장수IC

일산 평촌 분당 등 5개 신도시를 연결하는 서울외곽순환도로는 현재 남양주 퇴계원-판교-일산간 93.7㎞구간이 개통됐으며, 경기북부지역의 일산-퇴계원 32.6㎞구간 공사가 진행중이다. 그러나 이 도로의 상당구간은 벌써부터 심각한 교통병목현상으로 기능이 마비 상태에 이르고 있다. 가장 심각한 곳은 인천시와 부천시, 서울시 경계 지점인 서운JC-장수IC 10㎞구간. 이 구간의 통행량은 1999년 개통 당시 5만 여대였으나 지난해 15만대, 올해에는 20만대를 상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출퇴근시 차량속도가 시속 20∼30㎞ 정도에 머물고 있다.

■무분별한 택지개발이 교통난 부추켜

전문가들은 도로사정을 외면한 무분별한 대규모 택지개발이 교통난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 구간 주변에는 중동신도시, 상동신도시, 삼산1·2지구, 계산지구, 부개지구 등 30만가구가 넘는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밀집해 있다. 특히 외곽순환도로 서운JC-장수IC구간을 거쳐 경인고속도로를 탈 경우 통행료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차량들이 많이 몰린다는 것이 도로공사측의 분석이다.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소음과 교통난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 김모(42·인천 계산지구)씨는 "교통체증이 심해 주말나들이는 엄두도 못 낸다"고 하소연했다. 주부 박모(43)씨는 "대책 없이 마구잡이 택지 개발에만 혈안이 돼 교통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성토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통행료를 내지 않고 경인고속도로를 통과할 수 있는 구간에 영업소를 설치, 요금을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만 말했다.

/글·사진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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