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30여분의 긴 혈투를 마치고 잠실구장을 빠져나가는 두 팀 감독의 얼굴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희망의 불씨를 잡은 LG 김성근 감독이 안도의 미소를 지은 반면, 승부를 끝내려고 안간힘을 썼던 삼성 김응용 감독의 얼굴은 어둡기만 했다.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LG가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승부를 6차전으로 끌고 갔다. LG는 8일 잠실구장서 열린 200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서 무서운 뚝심을 앞세워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삼성을 8―7로 힘겹게 따돌렸다.
LG는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3패를 기록,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제패로 막을 내리려던 승부를 안개 속으로 몰고 갔다. 두 팀은 하루를 쉰 뒤 10일 오후2시 대구구장서 6차전을 갖는다.
1패 후 3연승을 거뒀던 기세를 몰아 잠실구장서 이날 우승 축배를 들려고 했던 삼성 김응용 감독은 선발 오상민이 흔들리자 1회도 끝나기 전에 끌어내린 후 모두 7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하지만 뜻하지 않은 배터리 난조가 삼성의 우승 길목을 가로 막았다.
반면 LG는 1, 3회 각각 상대 투수의 폭투로 득점에 성공한후 6회 다시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기동력을 앞세워 소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한번의 역전과 두 번의 동점이 이어진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승패가 엇갈린 것은 4―4로 팽팽하게 맞선 6회말 LG 공격. 2사후 LG 톱타자 유지현이 삼성 배영수를 상대로 2루타를 뽑아낸 데 이어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르며 3루를 훔쳤다. 후속타자 이종열이 제구력 난조를 보인 배영수로부터 볼넷을 얻어 주자는 2사 1, 3루. 배영수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전병호가 박용택 타석 때 범한 폭투를 틈타 3루 주자 유지현이 홈으로 뛰어들어 5―4로 승부를 뒤집었다.
7회말 2사 만루서 이종열이 적시타를 쳐 1점을 보태고 김종훈의 홈 송구를 포수 진갑용이 놓치는 사이 2루 주자 조인성마저 홈을 밟아 단숨에 1점을 추가한 LG는 8회 다시 1점을 얻었다. 삼성은 9회초 마해영의 3점 홈런으로 막바지 추격에 나섰으나 뒤집기에는 실패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이종열 호수비 큰힘
LG 김성근 감독
오늘 포스트시즌들어 선수들과 첫 미팅을 가졌다. 많은 팬 앞에서 좋은 경기를 하자고 얘기 했다. 7회 이종열의 다이빙 캐치가 큰 힘이 됐다. 9회 들어 이상훈의 공이 가운데로 몰려 장문석으로 교체했다.
심판판정 어쩔수 없어
삼성 김응용 감독
9회초 마지막찬스에서 안타 한 개가 터지지 않은 게 아쉬울 뿐이다. 심판 판정에 일부 불만 있지만 어쩔수 없는것 아닌가. 날씨가 추워서 폭투 등 일부 실수가 있었지만 선수들 나름대로 잘 해줬다. 선발투수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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