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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사무총장, 당신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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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사무총장, 당신마저…"

입력
2002.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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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현직 총장인데 탈당까지 결정할 정도면 오죽했겠는가." 민주당 유용태(劉容泰) 사무총장이 8일 다음날 3명의 의원과 함께 동반탈당을 예고하면서 던진 '탈당의 변'이다. "선대위측이 면전에 대고 물러나라고 하는데 어떻게 당하겠는가."그의 하소연은 계속 이어졌다.자민련에선 7일 오장섭(吳長燮) 사무총장이 돌연 해임됐다. 그가 조만간 자민련을 탈당하리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대선을 코 앞에 두고 당의 재정을 맡은 사무총장이 한꺼번에 유고가 된 것은 정당사상 초유의 희귀한 현상"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내에서도 두 사람이 탈당결심 직전까지 사무총장직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두 명 모두 한나라당으로 갈 것이라는 무성한 소문은 차치하고라도 선거전이 한창일 때 고위당직자가 당과의 결별을 불사하는 행동이 정치상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기 때문이다.

당과 선대위 이원체제인 민주당에서 반 노무현(盧武鉉) 성향의 유 총장은 대선을 준비하느라 돈이 필요한 선대위측에 "당에 돈이 있어야 주지"라고 퉁명스럽게 대해 종종 마찰을 빚었다. 막판에 선대위측은 한화갑(韓和甲) 대표에게 "유 총장을 경질하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민주당 후보단일화협의회 소속 의원 11명이 탈당을 결의한 3일 밤 유 총장은 모임 장소에 늦게 나타났다 기자들과 마주치자 "당의 총장으로서 탈당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왔다"고 둘러대면서 뚜렷한 입장을 표하지 않았었다.

유 총장도, 오 총장도 사무총장이기 전에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정치적 거취를 결정할 자유는 있다. 그러나 당에서 마음이 떠났다면 최소한 당직은 벗어놓고 자신의 거취를 고민했어야 했다. 떡 먹듯이 탈당과 변절이 판치는 난장판에서 '정치'는 더 이상 없는 형국이다.

고주희 정치부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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