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검사들은 속히 검찰을 떠나 차라리 출마하라."7일 명예퇴직으로 24년간의 검찰생활을 마무리한 강지원(姜智遠·53·전 청소년보호위원장) 서울고검 검사가 각종 사건에 휩싸여 만신창이가 되다시피한 검찰조직에 뼈있는 고언(苦言)을 던졌다.
8일 서울지검 기자실에 들른 강 검사는 "검찰 50여년 역사는 청와대와의 유착과 갈등의 연속이었다"며 "오늘날 검찰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것은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썩은 검사'들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청와대에 유착한 검사 청와대에 줄대는 검사 청와대 눈치를 보는 검사를 '내부 3적'으로 규정한 뒤 이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검찰의 홀로서기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강 검사는 살인피의자 사망 사건으로 홍경영(洪景嶺) 전 검사가 구속된 것과 관련, "조직폭력배에 맞서 그만한 열정을 가진 검사를 찾기란 쉽지 않다"며 "그러나 홍 검사는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 검사는 "때묻지 않은 젊은 검사들이 투쟁을 통해 검찰의 명예를 되살리기를 바란다"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후배들에게 힘을 못 실어주게 돼 미안할 따름"이라고 아쉬워했다.
1976년 제18회 사법시험에 수석합격한 강 검사는 서울지검 공안부 등을 거친 엘리트 검사였으나 89년 서울보호관찰소장직을 맡으면서 청소년 문제에 열정을 가지며 법무부 관찰과장 등을 자청했다. 강 검사는 부인인 김영란(金英蘭·사시20회) 서울지법 부장판사의 연수원 제자 4명이 세운 법률사무소 '청지(淸芷)'의 대표변호사를 맡아 청소년과 여성보호를 위한 공익사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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