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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한국늑대의 "脈잇기"/SBS 창사특집다큐 "늑대복원, 3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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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한국늑대의 "脈잇기"/SBS 창사특집다큐 "늑대복원, 3년의 기록"

입력
2002.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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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땅에서 자취도 없이 사라진 늑대를 다시 되살릴 수 있을까.SBS는 16일 오후 10시 50분에 창사 12주년 특집 다큐멘터리로 '늑대복원, 3년의 기록'(연출 강부길)을 방영한다. 1999년 늑대 증식을 위해 중국 하얼빈 동물원에서 늑돌이 늑순이, 애랑이 참랑이 남매가 온 뒤부터의 기록이다.

늑대 가족은 경기도 양주의 야생동물보호센터에 자리를 잡았다. 토종 늑대와 같은 종인 이들의 증식은 늑대 복원의 청신호. 늑돌이와 애랑이, 늑순이와 참랑이를 맺어주어 대를 잇게 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2001년 3월 늑순이가 출산을 했다. 다섯 마리를 낳았지만 새끼들은 사흘 후 모두 죽었다.

한 달 후 애랑이도 여섯 마리를 출산했지만 어미가 새끼를 물어 죽였고 오직 '하나'(사진)만이 가까스로 살아 남았다. 1년 후에도 애랑이 일곱 마리 새끼를 낳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하나 둘씩 죽어갔다. 급기야 늑순이가 남편 참랑이를 물어 죽이는 일까지 벌어졌다. 남은 것은 늑돌이 부부와 늑순이, 그리고 하나.

"77년에 마지막 늑대가 죽은 뒤 한국에서 맥이 끊긴 늑대를 되살려보고 싶었다"고 말하는 강부길 PD(46). "농작물을 해치는 멧돼지와 고라니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먹이사슬이 끊어진 탓이다. 생태계를 조절하는 그 사슬을 이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뒤늦게 늑대 되살리기운동을 펼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제작진은 5월 늑돌이 부부의 고향인 몽골과 중국의 분기점 후룬베이얼 고원지대를 찾았다. 늑돌이 부부와 하나의 생태환경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후룬베이얼의 유목민으로부터 얻은 새끼를 3개월 정도 키운 뒤 하얼빈 동물원 늑대 증식장에 남겨두고 왔다. 이들 수컷 두 마리는 한국으로 와서 하나, 늑순이와 짝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이들이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자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인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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