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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 "끓는다 끓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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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 "끓는다 끓어"

입력
2002.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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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은 마지막 남은 황금시장인가, 또 다른 거품인가. 아파트에 대한 규제 강화로 대체 투자처로 부상한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시장이 이상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다.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주상복합 청약사상 초유의 경쟁률(1,500대1)을 기록하는가 하면 분양권 매매가도 크게 치솟고 있다. 하지만 일부 주상복합아파트는 초기 계약률이 40∼50%에 머물러 '청약 따로, 계약 따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일시적인 거품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물 경기가 불안한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로 자칫 돈이 묶이면 낭패를 당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주상복합 투자에 주의를 당부한다.

■묻지마 청약장세

롯데건설이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롯데월드 맞은편에 분양한 롯데캐슬골드는 4∼5일 이틀동안 2만6,000여명이 청약, 일부 평형은 1,500대1의 주상복합 청약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롯데캐슬골드 모델하우스에는 오전 7시부터 늘어서기 시작한 청약행렬이 무려 3㎞이상 이어지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5∼28일 분양한 신영의 종로구 수송동 로열팰리스 스위트도 486가구 분양에 1만여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2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우건설이 지난달말 청약접수를 마친 당산역 대우 디오빌도 24∼25평형이 13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평균 60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세중코리아 김학권사장은 "재건축아파트와 수도권 토지가 정부의 투기억제 대책으로 된서리를 맞으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유동자금이 대체 투자상품으로 몰리고 있다"며 "주상복합은 전매를 통한 단기투자가 가능해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상복합 분양권도 인기를 끌면서 올들어 9월까지 9.2% 올랐던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권 매매가격이 10월 한달동안 4.8%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입주한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와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프리미엄이 급등, 트럼프월드 1차의 경우 38평형은 분양가(2억5,000만원)보다 2배이상 오른 5억5,000만∼6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부 계약·초기 프리미엄 저조

최근 공급된 서울 도심권의 A주상복합아파트는 수십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과 달리 실제 계약률은 50%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강남권에서 공급된 B주상복합아파트도 초기 계약률이 40% 수준에 불과해 청약 따로 계약 따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가 아닌 가수요층이 대거 몰리면서 프리미엄 폭이 큰 일부 로열층만 계약을 하는 데서 빚어진 현상으로 보고 있다.

과열청약 경쟁에 비해 전매 프리미엄이 낮게 형성되는 것도 이 같은 단타성 투기수요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계약을 마친 당산 대우디오빌의 경우 지하철 2호선 역세권에 위치하고 고층에서는 한강 조망도 가능하지만 청약이 몰렸던 25평형 로열층의 경우 프리미엄이 700만∼800만원선에 불과하다. 저층 12평형의 경우 100만∼200만원 정도이며 그나마 매수세가 실종된 상태다. 신영이 공급한 수송동 로열팰리스 스위트도 전매 프리미엄이 100만∼200만원선에 불과하다. 34평형 북향 로열층만 25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어 있다.

■교통· 관리비도 문제

주상복합아파트는 거주 여건상 검증되지 않은 문제점도 적지 않아 이른바 '묻지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주상복합은 대부분 도심 한복판에 들어서 있고, 주차장도 지하 7∼8층까지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단지 내·외곽의 교통체증이 우려된다. 관리비 부담도 일반 아파트보다 많아 일반 아파트가 평당 평균 6,000∼7,000원인 반면 주상복합은 1만원 안팎이다. 세금도 취득·등록세는 같은 평형의 일반 아파트와 같지만 재산세는 주상복합아파트의 시가표준액이 높기 때문에 같은 동네라면 일반 아파트보다 대략 10∼20% 정도 부담이 늘어난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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