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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풀너풀 멋쟁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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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풀너풀 멋쟁이들

입력
2002.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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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니트 머플러 자락을 휘날리지 않고는 멋을 이야기 하지 말자. 찬바람에 목덜미가 썰렁해지는 겨울이면 늘 인기 품목으로 떠오르는 것이 머플러. 그러나 올해 니트 머플러의 바람은 좀 유난스럽다. 봄부터 패션경향을 주도해온 보헤미안(집시)룩 혹은 히피이즘이 머플러의 소재와 색상, 심지어는 스타일링(착장법)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손뜨개 느낌이 살아있는 니트 머플러가 유행의 중심이다.

'돌체 앤 가바나',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 '미소니'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2002/03 추동복 컬렉션'에서 니트 머플러의 대대적인 부활을 선언했고 국내서도 루비나, 노승은, 김서룡 등 중견 디자이너와 '오브제' '쌤' '구호' '모리스 커밍 홈' 등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앞다퉈 니트 머플러를 트렌드 아이템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자칫 칙칙해지기 쉬운 겨울철 옷차림에 활력과 감각적인 멋을 더해준다는 것과 함께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다. '쌤' 디자인실의 한경애 기획이사는 "경기침체기에는 새로 옷을 구입하지 않고도 최신 유행을 즐길 수 있는 액센트용 아이템들이 인기를 얻기 마련인데 올해는 니트 머플러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손뜨개 니트 머플러는 불경기의 불안심리를 달래는 복고적이고 따뜻한 느낌과 보헤미안 트렌드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낸다는 지적이다.

니트 머플러중 가장 인기를 끄는 상품은 멀티컬러의 스트라이프나 체크무늬 머플러. 길이는 한껏 늘어나서 보통 3∼4m에 이른다. 노랑과 파랑, 갈색과 분홍 등이 줄무늬를 이루며 배열된 화려한 상품들로 양쪽 끝부분에 20∼30㎝가량의 술을 달아 치렁치렁한 느낌을 강조한 것들이 대세다. 이런 머플러는 화려한 색상이 강조되는 민속풍이나 보헤미안룩을 연출하는데 제격.

단색 머플러들은 보헤미안 느낌을 내되 좀더 도시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길면서 끝부분에 술이 달려있는 것들이 주류이고 짜임은 비교적 단순하다. 숄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머플러의 폭이 40∼60㎝정도로 넓어진 것도 특징이다.

아랫단에 술을 단 삼각형의 숄도 눈길을 끄는 아이템이다. 머플러가 아니지만 둘둘 말아 머플러처럼 목에 걸치도록 커다랗게 만들어진 것이 특징. 둘둘 말아놓으면 아랫단에 단 술들이 같이 말리면서 전체적으로 술이 달린듯한 효과를 내 멋스럽다.

올해 손뜨개 니트 머플러를 제대로 연출하는 포인트는 '땅에 끌릴 정도로 길게' 매는 것이다. 스타일리스트 서영희씨는 "목에 한번 감아돌려서 양 옆으로 늘이거나 아니면 앞뒤로 길게 늘여 움직일 때마다 드레시하게 출렁이는 느낌을 강조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머플러 자체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므로 옷은 한가지 색상으로 통일시키는 것이 무난하다"고 조언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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