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무기 개발이라는 민감한 국제적 이슈를 바로 코앞에 두고 있는 한국에 미국의 중간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끄는 일이었다.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부시 정부가 이라크 다음의 국제문제로 어떤 형태로든지 북한과 맞닥뜨리는 사태를 예상하기 때문이다.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다수당이 되는 승리를 거두었다. 미국의 정치평론가들은 이 선거결과를 부시 대통령의 승리로 서슴없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상원선거에서 민주당 현역이 다수 낙선하면서 공화당이 다수의석을 장악한 것은 부시 리더십의 결과라고 한다. 부시 대통령이 앞으로 2년 동안 국내외 정책을 수행해 나가는데 강력한 추진력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중간선거에서 부시의 영향력이 발휘된 배경에는 감세문제 등 국내이슈도 있지만, 9·11 테러 이후 형성된 미국인의 안보정서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테러문제를 미국의 안전에 직접 결부시키는 부시의 대외정책이 더욱 강화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미·북한 관계가 이번 선거결과로 어떤 영향을 받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부시정부는 대북압박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되며, 북한은 더욱 긴장할 것이다. 대화보다는 갈등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고, 예기치 않는 긴장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서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한국정부가 선도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 일은 떠나는 정부보다는 새로 구성될 정부가 맡아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현정부도 이제 마무리하는 입장에서 차기 정부에 부담되는 일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책기조는 유지하되 북한에 올바른 시그널을 보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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