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호전으로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세계적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즈가 반도체값 상승, PC수요 회복 등으로 장미빛 일색이던 세계 정보기술(IT)업종의 주가 상승에 찬물을 끼얹는 전망을 내놓았다. 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 마감 후 시스코시스템즈는 예상보다 좋은 1분기(8∼10월) 실적을 발표했지만, 앞으로 11월∼내년 1월 매출은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4% 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미국 내에서 솔직한 CEO(최고경영자)로 소문난 존 체임버스 회장은 "2분기 매출이 현 수준이거나 기껏해야 조금 나아질 것"이라며 "이는 대기업들의 IT지출이 여전히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체임버스 회장의 이 같은 실적 비관은 미 공화당의 중간선거 압승과 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들떠 있던 월가의 투자심리를 냉각시키며 시간외거래에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시스코는 실적 기대 등으로 장 중 2.1% 올랐으나 실적 발표 후 시간외에서 1.6% 하락했으며 네트워크주와 컴퓨터주들도 동반하락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그동안 '시스코 효과'를 기대하며 주가가 동반 급등했던 코리아링크 한아시스템 등 네트위크 장비주들이 동반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호전을 반겼던 '시스코 효과'가 비관적 미래 전망 때문에 '시스코 쇼크'로 돌변했다"며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대기업들의 설비투자와 지출이 늘어나지 않을 경우 IT 경기 회복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