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21이 창당 이틀만에 삐걱거리고 있다. 당내 2인자로 통했던 강신옥(姜信玉) 창당기획단장이 7일 2선 후퇴 의사를 밝히면서 정몽준(鄭夢準) 대통령후보와의 절연 가능성을 시사, 내홍을 드러냈다. 그는 "정 후보와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연대에 걸림돌이 된다면 어떤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박 대표가 고(故)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金載圭) 씨를 변호한 강 단장의 경력을 걸어 통합 21의 정체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 강 단장 결심의 직접적 배경이다. 강 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으나 사실은 정 후보에 대해 섭섭함을 표하며 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강 단장의 사위로 창당 작업에 참여한 홍윤오(洪潤五) 공보특보도 동반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전날 정 후보는 박 대표와의 회동이 결렬된 뒤 "누구와 같이 일한다는 것이 정체성과 연결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것은 큰 불찰"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어 저녁 강 단장을 만나 "아직 박 대표에게 미련이 있다"고 말해 강 단장의 2선 후퇴 결심을 재촉했다. 박 대표와의 회동을 주선한 박진원(朴進遠) 대선기획단장 등도 "강 단장이 2, 3일전에 물러났어야 한다"며 압박했다.
하지만 강 단장측은 "우리가 물러난다고 박 대표와 잘 되겠느냐"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강 단장의 퇴진 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별개 문제"라며 정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거듭 일축했다.
이와 함께 후보단일화론을 둘러 싼 갈등도 커지고 있다. 이철(李哲) 조직위원장, 정상용(鄭祥容) 대외협력위원장 등은 경선 방안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단일화 의지가 반영되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또 정 후보 가신 그룹은 박 대표와의 연대에 미련을 갖고 있지만 상당수의 당직자들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박상천(朴相千) 의원, 후단협과의 연대를 선호하고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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