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2세대'의 학력저하냐, 난이도 조절실패냐."입시전문가들이 이번 수능이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했지만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일선고교 가채점 결과, 지난해와 점수가 오히려 낮게 나오자 원인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입시기관과 일선 교사들은 물론, 정부나 출제를 총괄한 평가원측도 수능 점수가 예상보다 떨어진 가장 큰 이유로 '재학생 학력저하'라는데 의견을 일치한다. "이해찬 1세대인 지난해 보다 학력이 더 떨어졌다"고 말하는 입시전문가들도 상당수 되는 게 사실. 재학생 학력저하 징후는 9월3일 치러진 전국 규모의 수능모의평가에서 이미 나타났다. 당시 시험을 치른 재수생과 재학생의 점수차이가 인문 58점, 자연계 72점이나 됐다.
이때만해도 "모의고사에 참여한 재수생은 대부분 상위권 학생이어서 점수차가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의견도 일부 제기됐으나, 양자간의 실력차이는 이번 수능에서 사실상 재연됐다. 반면 수험생 학력 저하를 출제과정에서 고려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할 경우 가뜩이나 위축된 학교교육에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함께 출제당국이 언어 등 일부 영역에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출제위원들은 6일 "언어영역과 사회탐구영역의 점수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상승 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이 두 영역이 점수하락을 사실상 주도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수능 점수하락이 현 입시제도 하에서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우선 수능의 총점보다 영역별 점수를 더 중요시하는 대학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연계 학생들은 사회탐구영역을, 인문계는 과학탐구영역의 공부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다. 또 비록 비중은 낮지만 1학기 수시모집에 합격한 수험생들이 수능준비를 소홀히 했다는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매년 반복되는 난이도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2005학년부터는 원점수 대신 수험생의 성취도를 알려주는 표준점수만 발표할 예정이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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