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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검사 구속을 보는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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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검사 구속을 보는 소회

입력
2002.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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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사망사건 주임검사의 구속을 보는 우리의 심정은 무척 착잡하다. 수사 중 피의자를 폭행해 숨지게 한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지만, 폭력조직을 뿌리뽑겠다는 정의감에 불탄 젊은 검사의 의지가 꺾인 것 역시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구속된 홍경영(37) 검사는 자칫 자살로 위장될 뻔한 조직폭력배들간의 보복 살인사건을 4년여 동안 끈질지게 추적해 밝혀낸 장본인이다.홍 검사의 집념이 없었다면 이번 사건은 아예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는 오르는 전셋돈을 감당 못해 검찰청사에서 먼 수도권 지역으로 집을 옮긴 뒤에는 아예 사무실에서 잠을 자며 수사를 독려했다. 수사관들에게 수사를 맡기고 현장을 떠나 퇴근했더라면, 구타사건으로 인한 구속은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동료 검사들이 홍 검사의 구속을 안타까워 하는 것도 그의 강직한 성격과 헌신적인 일처리 능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홍 검사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불참하고, 그의 사법시험 동기 변호사 29명이 변호인단을 구성한 것도 이런 안타까움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주임검사의 구속으로 피의자 구타사망 사건의 외형적 수습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검찰 구성원의 사기가 크게 떨어지고, 강력사건에 대한 수사가 위축되는 등의 후유증이 따를 것으로 염려된다. 벌써부터 조직폭력배 검거와 초동수사 업무의 경찰이관 검토 등의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이 틈새를 노려 조직폭력 등 반사회적 강력범죄가 기승을 부릴 우려도 크다. 이번 사건으로 검찰의 기능과 조직이 와해되거나, 정치적 의도로 왜곡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사건의 본질을 직시하고 사망사건은 냉정하고 철저하게 처리하되, 그 후유증은 최소화해야 한다. 대선을 앞둔 정권교체기에 법질서와 사회기강을 바로잡아야 할 검찰이 흔들려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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