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플로리다 영광이 재현됐다.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최후의 승리를 안겨준 플로리다주가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공화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던져 와신상담을 외쳤던 민주당에 또 한번의 타격을 가했다. 최대 하이라이트였던 주지사 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의 동생 젭 부시(49) 현 주지사가 민주당 빌 맥브라이드(57) 후보에게 예상밖의 낙승을 거두었다. 플로리다 하원 선거에서도 대선 당시 주 국무장관으로 '부시 대통령 만들기' 의 일등공신이었던 캐서린 해리스 후보가 얀 슈나이더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의회에 입성했다. 특히 젭 부시의 승리는 플로리다주 역사상 공화당 현 주지사가 연임에 성공한 첫 사례여서 의미를 더했다.
플로리다주가 주목받은 것은 양당 간 대선 앙금이 여전한 데다 중간선거의 결과가 대선 후 각 당이 서로 주장한 정통성을 입증하는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지사 선거는 젭 부시가 현 대통령의 동생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2004년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신임투표의 성격도 띠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동생의 선거운동을 위해 무려 15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내려보내고 지원유세를 위해 양 당 지도부가 총동원돼 이번 선거의 대리전 양상을 보인 것도 이런 상징성 때문이었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대선 정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돼 온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낙승을 거둠으로써 2004년 2기 대선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지지자로부터 '공화당의 싸움닭' 이라는 신랄한 비난을 받았던 해리스의 당선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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