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자유무역지대(FTA) 창설에 합의함에 따라 FTA체결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여전히 강한 한국은 더욱 '외로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특히 중국이 아세안과 2004년까지 관세인하 협정을 마무리하고, 2010년까지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완료하면 역외 국가인 한국 상품은 이들 시장에서 훨씬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중·일, FTA 다른 구상
중국이 아세안과의 FTA를 서두르는 이유는 동남아를 자국 시장으로 편입시켜 동아시아 전체에서 일본을 제치고 정치·경제적 패권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일본이 5일 서둘러 아세안과 자유무역지대 창설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것은 바로 이 같은 중국의 의도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재화 무역협회 FTA팀장은 "일본은 현재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과의 FTA를 성사시킨 뒤 중국을 이 구도에 편입시켜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고, 반대로 중국은 아세안을 선점해 일본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틈새에 낀 한국
중국과 아세안 자유무역지대 구상이 완성되면 인구 18억명, 교역액 1조2,000억달러의 세계 3위의 거대 경제블록이 탄생하게 된다. 역외 국가인 우리나라로선 당연히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중국 시장에서 무관세로 수입되는 동남아 제품과 16∼17%의 관세를 부담하는 우리 제품이 경쟁해야 한다. 이미 중국에 크게 밀리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기술수준이 비슷하거나 우위에 있는 일본 기업들이 동남아에 생산시설을 많이 갖고 있어 이들과의 경쟁이 버거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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