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전형에는 합격했는데 친구들이 그 회사엔 면접보러 가지 말라고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벤처 기업이라는데 집에서 출근하기도 멀고 월급도 들쭉날쭉 하다는데요."취업 희망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하기 위해 겪는 고충은 한결같이 눈물 없이는 듣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막연한 소문에 근거해 소중한 기회를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친구들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가 사실인지를 확인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노력해도 안되더라"며 세상을 원망하고 불평한다.
이러한 자세가 삶에 도움이 될까? 밖으로 드러나 있는 회사의 모습과 실제 모습은 다른 경우가 많다. 헛걸음을 해서 후회를 하는 일이 있더라도, 땀 흘리고 교통비가 들어 가고 점심값을 자신이 내게 되더라도, 이왕 면접 통지를 받았다면 벤처 기업이든 시골의 작은 생산공장이든 직접 찾아가보면 어떨까.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이모군이 그랬다. 그는 수도권에 있는 벤처 기업의 면접 통보를 받자 망설였다. 그렇지만 직접 찾아가 사무실을 둘러보고 활력 넘치는 분위기에 매료돼 입사를 결심했다. 그는 지금 회사에 만족하며 근무하고 있다.
가슴 졸이며 여기저기 원서를 냈다가 줄줄이 불합격 통보를 받는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어려운 일을 젊었을 때 겪는 것은 소중한 자산이다. 수 십번씩 면접도 보고 인사 담당자를 만나고 헤드헌팅사에 이력서를 내면서 자신을 단련해보는 것 또한 소중한 경험이다. 막연한 소문에 지레 포기하고 아까운 세월을 보내며 넥타이 매고 회사에 다니기만을 기대하는 '멋쟁이'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엄동설한의 계절에 일터를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이땅의 젊은이들에게 건투를 빈다.
홍 석 기 (주)스카우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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