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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특집/수험장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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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특집/수험장 이모저모

입력
2002.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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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6일 서울지역의 아침 수은주가 5도까지 올라가는 등 모처럼 '수능한파'가 사라져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안도하게 했다. 올해는 사제지간, 고희를 바라보는 할아버지, 부녀, 자매 등 이색지원자도 많았다. 특히 월드컵 4강 신화를 반영하는 격문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하지만 대부분 교육청이 수험장소 앞 집단 응원을 자제하도록 요청해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최고령 응시자는 부산에서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예체능계에 지원한 조희종(68)씨. 조씨는 이날 손주뻘되는 수험생들과 함께 부산 대진정보통신고에서 시험을 치렀다. 최연소 응시한 윤영철(13)군은 서울에서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인문계에 응시, 서울 동대부고에서 시험을 치렀다.

○…지난해 13세로 고졸 검정고시에서 전국 최연소로 합격한 노송지양도 충남 천안 동여중에서 수능에 도전했다. 노양과 함께 검정고시 공부를 해온 언니 송엽(16)양도 이날 천안여상에서 다른 수험생보다 3살 정도 어린 나이에 시험을 치렀다.

○…서울 경복고와 경기여고 등 일부 시험장에서는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교실에 설치돼 있는 벽시계 등 부착물을 모두 떼어내고 수험생 휴대폰도 수거하는 바람에 때아닌 '손목시계 공수작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인근 시계점 등에서 손목시계를 구하느라 소동을 빚어 이들 점포들이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복지관에서 사제지간으로 지내던 1급 뇌성마비 장애인 박성준(25)씨와 민지영(25·여)씨가 서울 여의도중에서 나란히 시험을 치렀다.

박씨는 1996년초 자원봉사자로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에서 민씨를 만나 과외를 하다시피해 민씨가 고졸검정고시에 합격하도록 도와주면서 인연을 맺었다. 박씨도 대학을 졸업했으나 취업 등의 어려움으로 교사가 되기 위해 이번 수능에 도전했다.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통과한 뒤 2000년 한 대학에 지원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탈락했던 뇌성마비 1급 권용태(23)씨가 서울 여의도중에서 또다시 수능에 도전, 눈길을 끌었다. 한차례 좌절한 뒤 방황을 거듭하던 권씨는 올해 초 자신이 살고 있는 '은평재활원'내 야학 교사들의 격려에 힘입어 입시공부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권씨는 "성적이 된다면 심리학과에 진학, 인간의 심리에 대해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 고룡정보산업학교(옛 광주소년원)에서 과거의 아픔을 잊고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학생 10명도 화정중에서 동행한 교도관의 보호 아래 수능시험을 치렀다. 이들 수험생은 대부분 단순폭력이나 절도 등 비행을 저질러 중도에 학업을 포기한 학생들로 낮에는 고룡학교 교사들의 지도로, 저녁에는 자원봉사에 나선 살레시오 교사들의 지도로 공부해 왔다.

○…이날 시험장 앞에 등장한 격문 중에는 단연 '꿈★은 이루어진다'가 가장 많았다. 대부분 시험장 입구마다 이 격문이 붙어 있었고, 응원가도 '오 필승 코리아'가 주류를 이루는 등 월드컵 4강 신화의 여파가 수능까지 이어졌다.

○…서울 이화여고에서 1교시 언어영역 시험 전에 배포된 답안지 20여장에서 인쇄 과정중 찍힌 것으로 보이는 검은 점이 발견돼 수험생들이 바꿔줄 것을 요구, 곧바로 교체됐다.

전북 전주공고와 전주 중앙여고에서는 제4교시 외국어(영어) 영역 듣기 평가가 테이프 녹음상태 이상으로 연장 실시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1,004명의 수험생이 시험을 치른 중앙여고에서는 듣기평가 항목 1∼5번까지의 방송소리가 작아 감독관이 이 부분을 다시 들려주는 등 시험 시간이 10여분간 연장됐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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