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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政爭에 정신팔려 법안 졸속처리/법사委 "통과… 통과" 55건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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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政爭에 정신팔려 법안 졸속처리/법사委 "통과… 통과" 55건 뚝딱

입력
2002.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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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으로 한달여 회기가 단축된 제234회 정기국회가 법안 졸속 처리 및 선심성 예산 배정 등 선거를 의식한 요식 행위로 일관, 빈축을 사고 있다.국회 법사위는 6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개정안 등 62건의 법률안을 무더기로 상정, 이중 55건을 통과시키는 등 '초고속'으로 법안을 처리했다. 법사위는 이 과정에서 폐회 예정일인 8일까지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대체토론이나 자구심사 등을 생략한 채 방망이 두드리기에만 급급했다. 법적으로 상호 충돌하거나 모순된 조항 등을 제대로 걸러주는 법사위 본연의 역할을 방기한 셈이다.

이번 정기 국회에서 처리돼야 할 법안은 모두 120여건. 하지만 지금까지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은 70여건 밖에 되지 않아 이같은 '무더기 처리'는 7일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법사위가 이처럼 '수박 겉핥기'식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정부 부처와 각 상임위로부터 한꺼번에 법안들이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 한 관계자는 "각 상임위가 법안 심사보다는 대선 준비와 정쟁에만 매달리다 '벼락치기'로 계류법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라며 "정부 역시 국정감사와 예산심의, 대정부질문이 모두 끝난 뒤 막바지에 법안을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사흘째 예산안조정소위를 열어 새해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의 항목 조정을 계속한 예결위는 또 다른 문제의 현장이었다. 예결위는 과다계상 예산 삭감 재원 등을 사회간접자본(SOC)이나 농어촌 경쟁력강화 등의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어서 대선을 염두에 둔 선심성 예산 배정이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이날 회의장 주변에는 정부 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 정부 보조를 받는 사회단체 등 이해 당사자들이 대거 몰려와 로비전에 가세, 선거를 앞두고 지역예산이 대폭 증액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로 손학규(孫鶴圭) 경기지사는 오전 국회를 방문, 예결위원들을 상대로 접경지역 개발관련 사업비 등을 상임위에서 증액한 대로 처리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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