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검 감찰부(박태종·朴泰淙 검사장)가 살인용의자 사망사건의 주임검사인 홍경영(洪景嶺) 검사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홍 검사가 사실상 수사관들에게 조씨에게 가혹행위를 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적시돼 있다.영장에는 홍 검사가 수사관들과 사전 '역할 분담'을 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즉 수사관들이 조씨에게 물리력을 행사해 기선을 제압한 뒤 조씨가 범행을 시인하면 그때서야 조서를 작성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홍 검사는 조씨에게 폭행이 가해졌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인지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이 홍 검사를 폭행치사의 공동정범으로 보는 이유다.
실제로 수사관들이 지난달 25일 밤 9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까지 조씨를 1차 폭행했고, 홍 검사가 잠시 조사실에 들렀다 나간 뒤 다시 3시간여에 걸쳐 '원산폭격', '엎드려 뻗쳐' 등의 2차 가혹행위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홍 검사는 이날 오전 6시에 조사실에 다시 들어와 조씨가 무릎꿇고 있는 것을 보았으나 그냥 지나쳤다.
홍 검사는 또 2시간쯤 뒤에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조씨를 보고 침대에 직접 누이기까지 하고도 적절한 치료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조씨는 숨지기까지 4시간 가량 방치된 셈이다. 수사팀은 오전 11시40분께 조씨의 건강상태가 급격히 악화,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후에야 서둘러 119 구급차를 불렀다.
한편 구속영장에는 홍 검사 등이 당초 조씨의 직접적 사망원인으로 주장해 온 자해행위에 대해서는 언급돼 있지 않아 당시 이들이 책임을 피하려 입을 맞추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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