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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기의 골프&라이프]"中之中"이 최상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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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기의 골프&라이프]"中之中"이 최상의 수준

입력
2002.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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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가 얼마 남지않은 요즘, 주변 사람들이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마침내 조상들의 묘자리에 대해서까지 거론하는 것을 보게 된다. 묘자리 이야기가 나오면 생각나는 어른이 한 분 계신다.성(姓)이 정씨인 그 어른의 연세는 현재 83세이다. 13살이 되던 해 어른의 선친이 일년에 쌀 4가마를 주기로 하고 평양에서 왔다는 최 선생에게 보냈다고 한다. 41살때까지 최선생밑에서 풍수지리학을 공부했다. 서울 근교에 머물고 있는 그 어른은 일반인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반면 장안에 내로라하는 풍수지리가들 사이에는 신비의 대가로 알려져 있는 모양이다. 산에 가서 지팡이로 네 군데를 찍으면서 "이 곳이 살아있다"고 표시한 후, 그 어른의 제자가 기봉(氣棒)을 들고 측정을 해보면 선생의 가리킴이 과학적으로도 한치의 틀림이 없었다. 그런 광경을 보면서 정선생은 예사 풍수지리가가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정선생은 우선 음택의 등급을 크게 상중하(上中下)로 나눈후 각 등급을 다시 3분해 세상 사람들이 가장 좋은 자리라고 말하는 음택을 상지상(上之上)이라고 일컫고, 가장 나쁜 자리를 하지하(下之下)로 지칭한다. 물론 사람들은 상지상의 자리를 구하려고 혈안이 되어 "돈은 얼마든지 드릴테니 알고 있는 자리 하나만 소개해 달라"며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좋은 묘자리를 잡는 일은 천기를 누설하는 일이라 정선생이 직접 음택을 골라주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정선생이 만일 누가 가장 좋은 자리를 잡아달라고 한다면 중지중의 자리를 권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상지상을 원하지만, 상지상의 음택은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허물을 가지고 있음이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에 결코 좋은 자리가 못된다는 설명이었다. 때문에 보기에 가장 좋은 묘자리란 눈에 띄는 호사가 없지만 거꾸로 별다른 액운도 붙어 있지 않는 중지중(中之中)으로 믿고 있다는 것이었다.

때때로 로우 핸디캐퍼가 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는 골퍼를 보게 된다. 어떻게 하면 자기도 싱글이 되겠느냐며 지름길을 알려 달라고 졸라대는 사람도 있다. 나는 직업이 아닌 취미로 골프를 가장 재미있게 즐기려거든 보기플레이어만 되라고 권한다. 왜냐하면 보기수준의 골프라야 일반인의 예상과는 달리 세상에서 가장 좋은 묘자리는 '중지중'이라던 정선생의 가르침에 들어맞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변호사 sodongk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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