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1995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정년 퇴직해 현재는 서울 인근 전원주택에서 집사람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퇴직하면서 일시금으로 받은 퇴직금과 그동안 저축해 둔 자금 등 약 2억5,000만원 가량의 여유자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갈수록 금리가 떨어져 위기를 느끼고 있다. 특히 97년에 S은행 후순위채권(연리 14%)에 2억원을 투자, 월 약 200만원의 이자를 받아 왔는데 후순위채권이 올해 말이면 만기가 되기 때문에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다. 자녀들에겐 절대 손을 벌리지 않을 생각인데 어떻게 자금을 운용해야 하나.
답>저금리현상이 장기화하면서 가장 힘들어 하는 분들이 의뢰인처럼 주로 이자수입으로 생활해온 노년층이다. 금리가 한창 높았던 98년과 비교하면 지금의 금리수준은 그 때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기에 금융재산이 어느 정도 되지 않고서는 이자만으로 생활하기가 힘든 지경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과거에 고금리 조건의 후순위채권을 가입해 둔 의뢰인은 상대적으로 효과적인 자산운용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60대 이상 은퇴생활자의 재테크는 그 원칙을 안전성과 유동성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 수익성보다는 안전성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하는 까닭은 특별히 다른 수입원이 없는 상태에서 자칫 잘못된 투자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회복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생계형 저축이나 세금우대 종합저축과 같은 절세형 금융상품을 최대한 활용해 실질소득을 늘리는 전략은 필수적이며, 다른 투자 때에도 예상수익률뿐만 아니라 원금보장 여부나 투자상 위험요인 등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또 여유자금 중 일부분은 건강상 악화나 다른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갑작스럽게 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쉽게 인출할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넣어둘 필요가 있다. 그 규모는 운용자금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의뢰인의 경우 약 1,000만원 정도를 비상자금 용도로 준비해 두는 것이 좋겠다.
의뢰인의 당면목표는 내년 이후 생활비를 조달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 동안에는 후순위채권에서 나오는 이자 월 200만원으로 생활비 조달이 가능했지만 후순위채권이 만기가 끝나는 내년 이후부터는 그 같은 고수익 상품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내년 이후에 일정액의 생활비를 조달하기 위해서는 즉시연금식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연금예금이나 노후생활연금신탁과 같은 즉시연금식 상품에 일정금액을 예치하고 다달이 원리금을 함께 지급받는 방법으로, 매달 '이자+원금'을 나눠 지급 받기에 이자만으로는 부족한 생활비 조달을 보완할 수 있다. 또 이 방법을 활용하게 되면 연금으로 받을 생활비 충당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확정금리인 연금예금에 3,400만원을 예치하면 원리금을 합쳐 매월 100만원을 3년 동안 지급 받을 수 있다.(3년 동안 원금과 이자를 나눠 지급받는 것이므로 3년 후에는 원금잔액이 0원이 된다.)
한편 비록 금리수준은 이전만 못하더라도 일부 여유자금은 후순위채권에 재가입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최근 발행되는 후순위채권의 경우 금리가 연 7% 정도로 정기예금에 비해 약 1∼2%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에 안정적인 노후설계에 적합한 금융상품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 1인당 최대 1,500만원까지 저축할 수 있는 주택청약예금도 꼭 청약목적이 아니더라도 금리면에서 일반 정기예금보다 유리한 만큼 충분히 활용할 만 하다.
/한 상 언 신한은행 프라이빗뱅킹 재테크팀장 hans03@shinhan.com (02)773-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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