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장이 서는가 싶어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개인휴대단말기(PDA)폰 업계가 정보통신부의 이동통신사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로 애꿎게 된서리를 맞았다.PDA업계는 올해 시장규모를 15만대 규모로 예상했으나 단순한 기능의 PDA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상반기까지 판매가 당초 목표치의 절반에 그치는 등 2∼3년간 초(超)불경기를 경험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휴대폰과 인터넷 기능을 합친 50만∼70만원대의 컬러모니터 PDA폰들이 출시되면서 컬러휴대폰과 진검승부를 예고했다.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도 본격적으로 PDA폰 사업에 뛰어들어 PDA폰의 매력을 한껏 부풀려 놓았다.
이참에 재기를 노리던 PDA폰 제조업체들은 "신규가입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 것은 되돌릴 수 없지만 하루빨리 각 이동통신사별 영업정지 시간표를 밝혀줘야 생산라인을 조정할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또 영업정지 대상인 신규가입 물량은 국내 휴대폰 판매량의 20∼30%에 불과하지만 PDA폰은 대부분 신규가입 형식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PDA폰 업체들은 30% 이상의 매출 감소를 감수해야 할 처지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이동통신 3사에 '포즈'와 'PC-이폰' 등을 납품하는 싸이버뱅크의 이승현 부장은 "협력업체에 이미 발주한 계약을 철회해야할 판"이라며 "SK텔레콤에만 연말까지 PDA폰 8만대를 납품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조치로 생산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SK텔레콤에 월 평균 1만대의 PDA폰을 납품하는 제이텔은 신학기 수요를 감안, 내년 1월에 공급할 물량까지 부품 주문을 끝낸 상태.
이 회사 신주용 부장은 "예상치 못했던 재고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고민"이라며 "영업정지 일정조차 몰라 주문량을 조절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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