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혈질에 급한 성격, 노래 좋아하고 희로애락을 쉽게 드러내는 이탈리아와 우리나라의 국민성은 닮은 점이 많다. 그런 연유에선지 친숙한 멜로디의 아리아와 주인공의 슬프고 비극적인 사랑이야기가 전개되는 베르디와 푸치니의 작품은 국내 관객들에게 항상 인기있는 레퍼토리다. 이번에 공연하는 '리골레토'와 '토스카'는 오페라의 특징인 연극과 음악이 잘 결합되었다는 평을 받는다.
한국오페라단(단장 박기현)은 베르디의 '리골레토'를 7∼10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공연한다. '리골레토'는 자칫 무거워지기 쉬운 대문호 빅토르 위고 원작을 베르디 음악이 보완해 사랑과 증오와 반전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명작이다.
세상을 삐뚤게 보는 만토바의 꼽추 어릿광대지만 선량한 아버지인 리골레토와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리골레토의 딸 질다, 바람둥이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는 만토바 공작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파국으로 달려간다.
'여자의 마음' '이 여자도 저 여자도' '언젠가 너를 만날 것 같다' 등 오페라 팬들에게 친숙한 아리아와 중창이 대거 등장해 감상의 재미를 더한다.
리골레토(바리톤)역에 김동규와 최종우, 질다(소프라노)역에 김수정과 김수연, 만토바 공작(테너)역에 이현 최성수, 스파라푸칠레(베이스)역에 변승욱 임철민 등이 출연하고 김정수가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가 관현악을 맡고 부천시립합창단이 합창을 담당한다.
이탈리아 로마극장 상임연출가인 마우리치오 디 마티아가 본국에서 250여벌의 무대의상을 들여오는 등 원작의 배경인 16세기 이탈리아 도시국가의 느낌을 최대한 살린 연출도 볼거리다. (02)587―1950
아츠풀닷컴이 기획한 푸치니(1858∼1924)의 오페라 '토스카'는 21∼2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오른다. '리골레토'가 오페라의 두 요소인 연극과 음악 중에 연극적인 요소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면 '토스카'는 주연 성악가에 비중을 두었다.
토스카(소프라노) 역에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파올레타 마로쿠와 스카르피아(바리톤) 역에 베로나 아레나 극장에서 활동중인 실바노 카롤리가 출연한다. 파올레타는 탁월한 목소리와 세련된 외모를 바탕으로 안정된 토스카를 연기한다. 토스카를 괴롭히는 스카르피아 역의 카롤리는 99년 이후 베로나 아레나 극장에서 '토스카' '아이다' '팔리아치'의 주역을 맡아온 중량급 성악가다.
1800년 나폴레옹 전쟁시기의 로마를 배경으로 자유주의 화가인 카바라도시와 그를 사랑하는 토스카, 간악한 경시총감 스카르피아의 이야기가 푸치니의 장기인 섬세한 음악과 함께 비극미를 더한다. '별은 빛나건만'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등 주옥 같은 아리아도 들을 수 있다. 리카르도 세레넬리가 프라임 필하모닉을 지휘하고 장수동이 연출을 맡는다. 토스카 역에 김향란 김재란, 카바라도시(테너) 역에 배재철 박성도 곽상훈, 스카르피아 역에 양준모와 안양시립합창단도 함께 출연한다. (02)3486-0145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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