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등산객들로 인해 등산로 바닥이 심하게 패여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데크계단, 돌계단, 목침계단, 통나무계단, 철계단 등 인공계단을 설치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인공계단은 오르내리기가 힘들고 무릎에 부담을 주며 자연의 분위기를 훼손시킨다는 여론이다. 인공계단이 대거 설치된 설악산 오색코스 대신 이웃한 한계령코스로 대청봉을 오르고, 북한산 구기동코스도 기피하는 경향이다. 국립공원시민연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공계단이 오르내리기가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에 83.5%가 '힘들다'라고, '인공계단을 어느 정도 만드는 게 좋습니까?'라는 질문에 92.5%가 '더 이상 불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월출산 등에서 반대시위가 벌어졌고, 2000년에는 39억원의 예산을 들인 북한산 등산로 정비공사가 3개월간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산악연맹과 북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그리고 국립공원시민연대가 공동으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3일 북한산 하루재에서 '제2회 자연등산로 보전대회'를 열었다. 200개의 돌덩이와 2,000개의 흙봉지를 날랐다. 높이와 간격이 균일한 인공계단 대신 '돌깔기 계단'을 만들었다. 크고 작은 돌을 사용하여 '높이와 간격을 일정치 않게' 돌을 깔고 흙으로 틈을 메웠다. 등산객이 '자신의 체력이나 컨디션에 따라 발을 높게 또는 낮게, 그리고 멀리 또는 가까이' 내디딜 수 있게 한다는 원리다. 지난해 9월15일 제1회 대회 때 설치한 북한산 소귀천 등산로 '돌깔기 계단'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252명 중 98.8%인 249명이 이 공법을 지지했다.
그러나 관리공단은 올해에도 설악산 오색∼대청봉, 내장산 서래봉, 비로봉 코스 등 10여개 국립공원에서 인공계단 공사를 벌이고 있다. 공사하기 쉽다고 마구 밀어부칠 것이 아니라 자연의 분위기를 보존하면서 등산객의 편에서 연구했으면 싶다.
이 장 오 국립공원시민연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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