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조효희(趙效姬·20·경영학부1)씨는 "이제 친구대신 대답해 출석을 확인받던 대리출석은 엄두도 못내게됐다"고 말한다. 대학당국이 이번학기부터 휴대폰을 이용한 출석확인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학생들이 강의실 입구에 설치된 출석체크기에 휴대폰을 갖다 대야만 출석처리가 되기때문이다. 이 대학에서 휴대폰이 쓰이는 곳은 비단 강의실 뿐만이 아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할 때에도 판독기에 휴대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학적정보가 적외선으로 자동 전달돼 간편하게 대출이 가능하다. 휴대폰은 또 매점, 커피자판기,현금자동지급기에서부터 학교 앞 커피전문점, 음식점에서도 요금을 결제하는 신용카드로도 사용된다. 디지털기기 하나로 대학생활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모바일 캠퍼스'(Mobile Campus)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출석체크에서 학사일정 및 성적 조회, 취업 정보까지 디지털기기 하나면 다 통하는 이 시스템은 디지털세대 대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날로 확산되고 있다.■캠퍼스 전체가 PC방
지난달 전국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캠퍼스의 문을 연 영남대는 PDA폰을 보급하고 있다. 학생들은 80만평 규모의 대형 캠퍼스를 헤맬 필요 없이 PDA폰 하나로 수강신청, 성적 확인은 물론이고 웹메일, 리포트 평가점수 확인 등 기존 학교 홈페이지를 접속해야만 가능했던 업무 대부분을 언제 어디에서나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한은주(韓恩珠·정치외교학과 4년)씨는 "손 안에 작은 컴퓨터를 들고 다니는 셈"이라며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PC방을 기웃거리거나 컴퓨터를 찾기 위해 헤매지 않아도 된다"며 흡족해 했다.
■도서관책 독서도 인터넷으로
전주대 김혁준(20·컴퓨터공학 2)씨는 최근 한 달 동안 학교 도서관에서 무려 300여 권을 대출받아 학교에서 주는 '다독상'(多讀賞)을 수상했다. 책벌레인 김씨는 '1번에 3권, 2주간 대출'이라는 도서관의 학부생 대출 규정이 늘 불만이었다. 또 인기 있는 책은 언제나 '대출중'이라 몇 주를 기다려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대학 중앙도서관이 전자책(e-book)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 김씨는 독서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풀 수 있게 됐다. 학교에서 도서관 소장 도서를 컴퓨터 문서화해 인터넷을 통해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전자도서관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만 연결되면 보고 싶은 책을 자유롭게 볼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일부 대학의 성공에 자극받은 한국외대, 동덕여대, 신라대 등도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모바일 캠퍼스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목포대에서는 지난달 초고속무선인터넷을 이용한 야외 사이버 수업을 시범적으로 선보이기도 했으며 일부 대학에서는 인터넷취업사이트와 손잡고 휴대폰이나 PDA로 실시간 취업정보를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숙명여대 정보통신처 관계자는 "이제 학생증의 시대는 갔다"라며 "디지털 세대 학생들인만큼 학사운영도 그에 걸맞게 디지털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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