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결정하는 내년도 추곡 수매가가 지난해에 이어 동결되거나 사상 처음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농림부의 고위관계자는 4일 "2004년 세계무역기구(WTO)와의 쌀 수입개방 재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수매가를 올리면 수입산과의 가격 격차가 커져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양곡유통위원회와 정부 당국, 정치권이 협의해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수매가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소득보전직불제, 논농업직불제 등 추곡 수매가를 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보완 장치가 마련돼 있어 명분상으로도 수매가 인상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양곡유통위원회의 성진근(成瑨根) 위원장도 이날 제5차 회의를 앞두고 "정부의 수매량이 한해 쌀 총생산량의 15%에 불과해 단순히 수매가 인상에 집착하기보다는 농가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머지 85%의 쌀 가격 지지에 중점을 둔 근본적인 농가 소득 보전 방안을 정부측에 건의하겠다"며 수매가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양곡유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중순께 추곡수매가 건의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해의 경우 양곡유통위원회가 추곡 수매가 4% 인하안을 제의했으나 정부와 정치권이 농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수매가를 동결 조치한 바 있다. 추곡 수매가가 인하될 경우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54년 만에 최초가 된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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